KIA 타이거즈가 ‘우승 확정’과 ‘가을 잔치 준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

20일 2017시즌 KBO 포스트 시즌 경기 일정이 발표됐다. KIA의 눈은 10월 24일에 맞춰져 있다. 10월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은 24일 대망의 한국시리즈로 이어진다.

아직은 불안한 1위 KIA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직행이다.

우승 확정을 우선 목표로 잔여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을 잔치’를 위한 워밍업도 소홀히 할 수 없다.

KIA는 잔여 경기 일정이 시작된 19일부터 본격적인 번트 훈련에 나섰다. 20일에는 번트 특별 훈련이 진행돼, 김호령과 최원준이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큰 무대에서는 세밀한 작전에 경기의 양상이 바뀐다. 긴장감도 높기 때문에 완벽한 작전 수행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19일 SK와의 홈 경기에서 이와 관련해 고민해야 할 장면이 나왔다.

1회초 선발 양현종이 2사에서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연속 안타를 맞으며 1실점을 했다. 이어진 1회말 KIA는 톱타자 김선빈의 좌중간 2루타로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번트였다. 하지만 2번 최원준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김선빈은 그대로 2루에 발이 묶였고 김주찬의 잘 맞은 타구는 좌익수 김동엽의 호수비에 막혔다. 믿었던 최형우는 삼진이었다. 작전 수행이 잘 됐다면 김주찬의 플라이 때 동점 주자가 들어올 수 있었지만, 1회 무사 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KIA는 4-7로 졌다.

김 감독은 20일 전날 번트 상황에 대해 “최근 최원준의 우측 타구가 안 나오고 (우리 선발이) 에이스니까 분위기 흐름을 안 뺏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확정과 가을 잔치에서의 승리를 위해서도 번트를 포함한 작전이 적재적소에 내려져야 하고, 작전 수행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작전의 완성도 만큼 중요한 또 하나는 최상의 전력 유지다.

KIA는 지난 17일 아찔한 경험을 했다. 홈으로 쇄도하던 2루 주자 버나디나가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를 잡고 절뚝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몇 년 ‘햄스트링 악몽’을 경험했던 KIA에는 눈앞이 깜깜해지는 장면이었다. 다행히 병원 검진 결과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버나디나는 하루 선발에서 빠진 뒤 20일 3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타석에 섰다.

대신 이날 4번 타자와 좌익수 자리를 굳게 지켜왔던 최형우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며 자신의 역할에 소홀함이 없던 최형우지만 컨디션이 뚝 떨어지면서 결국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19일에는 안치홍이 컨디션 난조에 이어 비염 증세가 겹치면서 하루 쉬어가는 등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우승 확정과 가을 잔치를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됐다.

다행히 전력 플러스 요인이 있다.

왼쪽 광배근 통증으로 빠졌던 좌완 임기준이 이날 kt와의 2군 연습경기에서 1이닝을 소화했고,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이명기도 본격적인 타격 훈련에 나섰다. 이명기는 22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실전을 소화할 예정이다.

세밀하고 안정적인 운영으로 1위를 확정하고, 포스트 시즌을 위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KIA의 바쁜 가을이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