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게 18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은 단순한 ‘6승 도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류현진은 전날까지 후반기 8경기에서 45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을 거뒀지만, ‘지구 최강’으로 불리는 클레이턴 커쇼를 비롯한 화려한 선발진을 자랑하는 다저스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는 못했다.

경기 결과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다.

류현진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아쉽게 물러났다. 그는 4.2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았으나 삼진 5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주 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에 워싱턴 강타자들도 무기력했다.

다만, 5회에 내준 볼넷 2개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2사 후 볼넷을 잇달아 내준 뒤 1-0으로 앞선 5회 2사 1·2루에서 강판됐다. 4회까지 공 68개를 던진 류현진은 5회에만 30개를 뿌렸다. 류현진으로서는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빠른 결단이 아쉽지만, 그동안 투구 수가 많아지면 피안타율이 치솟았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기도 한다. 승리투수 요건을 위한 아웃카운트를 1개 남기고 강판당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총평하면 류현진은 이날도 잘 던졌지만,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자들을 따돌릴 만큼 압도적이지는 못했다.

그는 이날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치열한 ‘5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은 듯하던 류현진은 로버츠 감독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모호한 이유로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1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을 건너뛰었다.

경기 전 현지에서는 후반기 성적을 토대로 류현진에게 포스트시즌 3선발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커쇼와 다르빗슈 유가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에 들어가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을 제외하면 류현진과 리치 힐, 마에다 겐타, 알렉스 우드가 남는다.

류현진의 무실점 투구는 포스트시즌 선발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조기 강판은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