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톱타자’ 찾기가 다시 시작됐다.

6연패 뒤 5연승으로 반전에 성공한 KIA의 막판 스퍼트에 걸림돌이 하나 생겼다. 이명기(사진)가 발목 부상으로 지난 4일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상승세의 타선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명기는 지난 시즌 끝내 풀지 못했던 KIA의 톱타자 고민을 잊게 한 ‘복덩이’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KIA로 이적한 뒤 ‘3할 군단’의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전면에서 KIA의 1위 질주를 이끌었다.

이명기로 톱타자 고민을 푼 KIA는 버나디나를 3번으로 돌리며 화력 극대화라는 효과까지 누렸다.

이명기의 성적에 따라서 팀 타선도 부침을 겪었다. 최근 이명기의 움직임이 잠잠해지자 KIA의 타선도 침묵했다.

KIA가 올 시즌 최다연패를 기록했던 지난 8월 6연패 기간 이명기는 18타수 3안타로 0.166의 타율을 기록했다. 나갈 기회가 줄어들면서 득점도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KIA가 연패에서 탈출하고 6승 2패로 반전을 이뤘던 최근 8경기에서는 37타수 17안타, 타율 0.459의 맹타를 휘둘렀다. 도루도 2개를 기록하는 등 이명기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8경기에서 10득점 5타점을 수확했다.

이명기 본인도 타석에서의 여유를 찾았다며 타격 상승세를 이야기했었다.

이명기는 “앞서 성적이 좋지 못했을 때는 공에게 덤비는 느낌이었다. 날도 선선해지면서 컨디션이 좋다. 드디어 내 세상이 왔다”며 뜨거운 가을을 예고했다.

그러나 고질적인 왼쪽 발목 통증을 안고 있던 그는 지난 3일 넥센 원정경기서 펜스 수비를 하다가 발목 염좌 부상을 당하며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공격의 물꼬를 터주던 이명기가 빠지자 KIA는 5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앞선 경기와 다른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버나디나가 1번으로 이동했고, 김선빈이 그대로 2번을 지킨 가운데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었던 김주찬이 3번 자리에서 7경기 만에 스타팅 멤버로 출격했다.

막강한 타자들로 1-3번을 구성하며 이명기 공백 지우기에 나섰지만, 부상 고민은 남아있다.

김선빈도 이명기와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김주찬도 허벅지 상태가 완벽하지는 못하다. 부상을 안고 김선빈과 김주찬이 공격 전면에 나선 만큼 두 사람을 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

예상치 못한 부상 복병을 만난 KIA가 어떤 ‘1번’ 전략으로 9회말 6점차 대패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1위 고지를 향해 전진할지 주목된다.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