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녹음 현상 등 황폐화에 직면한 우리나라 바다를 ‘미래 지속가능한 바다’로 만들어가고 있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하 FIRA)이 주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바다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다 남획, 불법어업 등이 계속되면서 근해연안 어종의 어획량이 급감하고 일부 어종은 자취를 감추는 등 우리나라 바다의 상황은 심각한 실정이다. 지난 2012년 출범한 관리공단은 ▲바다숲·바다목장 조성 ▲수산종묘 방류 ▲인공어초 조성, 수산자원 기초연구 ▲자원 조성 기술 개발 ▲적지조사·생태환경조사 및 사후관리·효과분석, 수산자원 관리 ▲TAC(총허용어획량)제도 운용 ▲기후온난화 관련 현장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수산자원관리 촉진을 위해 국가·지자체의 사업을 위탁·대행하거나 내수면·소하성 수산자원조성 및 회복사업, 수산자원을 활용한 생태체험 및 관광사업, 수산자원의 브랜드화 사업 및 관련시설 운영 등도 관리공단의 몫이다.

최근 FIRA은 전남도해양수산과학원과 참조기 어미 관리 및 자원 회복을 위한 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해 서남해안의 참조기 자원 증가에 나서기도 했다.

◇갯녹음과 어장 황폐화에 신음하는 바다=암반 표면에 서식하는 해조류가 사라져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을 갯녹음(백화) 현상, 또는 바다사막화라고 부른다. FIRA에 따르면 이미 동해 암반의 62%, 남해의 33%, 제주 연근해 35%의 지역에서 바다사막화가 진행됐다. 여의도 면적의 65배에 달하는 1만8800ha 이상의 지역이 이미 ‘바다사막’이 됐고, 매년 1200ha에 이르는 바다숲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남해안 19개 시·군의 연안 수심 10m 이내를 대상으로 초분광 항공영상 촬영기술을 이용해 갯녹음 면적을 산출한 결과 남해안 전체 암반면적(8234ha) 중 33%에 달하는 2737ha 규모로 갯녹음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 변화와 갯녹음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의 어획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수산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2월 어획량은 13만4982t으로 전년 동기 15만2396t 대비 1만7414t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44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t을 밑돌았다는 점에서 심각한 수준이다.

‘잡는(어선) 어업’에서 ‘기르는(양식) 어업’으로 대세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바다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면 양식어업 역시 쇠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다숲과 목장, 인공어초 조성에 종묘 방류까지=해양수산부와 FIRA은 지난 10일 서울, 완도, 부산 등 전국 10곳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바다식목일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난 2012년부터 5월 10일을 바다식목일로 정해 해조류를 심어 훼손된 연안생태계를 복원하고 해양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고 있다. 5회째인 올해는 ‘함께 만드는 숨쉬는 바다’를 주제로 했다. FIRA은 지난 2009년부터 갯녹음이 발생한 해역을 대상으로 바다숲 조성사업을 벌여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 111개소에 총 1만2208ha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올해는 3043ha의 바다숲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며 오는 2030년까지 총 5만4000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19개소에서 추진되고 있는 연안바다목장은 백령, 대청, 포항, 양양, 부안, 통영 등 5개소가 지난해 말 준공됐으며, NLL불법조업방지시설, 플랫폼 구축사업(태안, 보령, 홍성, 동해), 동해대게 자원회복사업 등 신규과제 6개가 동시 추진될 예정이다. 전남을비롯한 전북, 경남, 경북, 강원 등의 해역에는 인공어초를 설치해 해조류의 서식을 돕고 있다.

올 초 FIRA은 수산종자방류사업의 효과 분석을 위해 17개 주요 방류품종을 대상으로 ‘2017년도 수산종자방류효과조사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FIRA 관계자는 “우리나라 관할 해양 면적은 44만3000㎢로 남한 육지 면적의 4배가 넘는다”며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누가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될 것이며, 환경과 자원을 먼 미래까지 지속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국가 기반을 튼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