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2017 완도해조류박람회를 찾은 정영훈(57)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3대 이사장은 해조류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에 감탄하며 한국수사자원관리공단 부스에 들어서는 입장객을 헤아렸다. 양식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건강식품으로도 적합한 해조류의 ‘전성시대’를 오래전 예견했다는 그는 완도가 고향인 갯사람이다.

완도수산고를 졸업한 뒤 1978년 부산수산대에 진학, 1987년 기술고시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발을 들였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해양정책학으로 석사, 다시 부경대(옛 부산수산대)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2013∼2014년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장, 2014∼2016 수산정책실장을 거쳐 지난 3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어릴적부터 바다를 몸으로 익히고, 이후 30년간 해양수산 분야 행정을 맡고 대학원에서 관련 지식도 쌓아 여느 전문가보다 바다에 대한 식견이 높다. 그는 전남 수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생산 능력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면서 제품의 브랜드를 만들고 고가전략을 통해 고품격 이미지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 원인과 그 과정을 분석해 다른 수산물의 발전 잠재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산물 가공 시스템 구축, 관련 분야 전문인력 양성, 대기업 유치 및 육성 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해조류박람회 개최기간에 고향 완도를 찾은 소감은.

▲1년에 한 두번씩은 꼭 찾는 편이다. 이번 박람회의 성공 개최로 완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지난 2014년 첫 해조류박람회 당시 어업자원국장으로 최초로 정부 예산을 수립해 더 감회가 새롭다. 계기를 마련한만큼 앞으로 해조류의 생산·가공·유통 등을 계열화하고, 대기업을 유치해 고부가가치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으로서의 비전은.

▲이제 잡는 어업이 아니라 기르는 어업의 시대다. 우리나라 연근해 전체가 양식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 자원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관리하면서 건강하고 풍요롭게 유지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수산자원관리공단은 이를 맡고 있는 유일한 전문기관으로, 지난 2012년 출범 이후 바다식목일 제정, 바다녹화사업 운동본부 설립 등을 추진해온만큼 더 내실있게 기존 정책과 사업을 보완하고 새로운 것들을 도입해볼 생각이다.

- 3년이라는 임기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은.

▲2030년까지 어업소득을 2010년 대비 2배로 높이고 바다 녹화를 전 연안의 75%까지 달성해 국민으로부터 최우수기관으로 평가받고 싶다. 주요 수산자원 중 고갈 또는 감소 우려가 있는 어종을 관리하는 등 맞춤형 해양수산 생태계 조성 및 관리, 2030년까지 5만4000ha의 바다숲 조성과 해역별 특성화 사업 마련, 수산자원 조성분야 정책지원 강화와 신규 사업 아이디어 발굴 등을 들 수 있겠다.

-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100만t 이하로 감소했는데.

▲1986년 173만t이었는데, 30년만에 그 절반 수준인 92만t으로 급감했다. 지구 온난화, 산란장 및 서식장 파괴, 남획, 불법조업 등이 그 원인인데, 최소 100만t 유지를 위해 멸치, 갈치, 오징어 등 주요 어종에 대해 맞춤형 관리 방안을 만들고 회유성 어종의 산란장 보호 및 조성에도 힘쓰겠다.

-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이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법정 기념일이 됐다. 벌써 5회째인데, 올해는 여수, 완도, 서울 등 10곳에서 지역 생태계에 맞는 바다식목행사를 가진다. 식목일(4월5일)처럼 바다식목일이 국민 모두의 마음속에 각인돼 황폐해져가는 우리 바다 생태계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육지 면적의 4.5배가 넘는 우리 바다의 건강성 회복과 풍요로운 바다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지속가능한 수산업도 건강한 바다가 있어야 가능하다. 바닷가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바다를 위해서 살아온만큼 이 바다가 후대에도 그대로, 아니 더 건강하게 전해지기를 희망한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