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출신이라 차별 당해” 45%
2017년 03월 20일(월) 00:00
30%는 아무런 대처 못해
탈북민 2명 중 1명은 북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인권위가 인하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국내 거주 만19세 이상 탈북민 480명을 대상으로 ‘북한이탈주민 인권의식 실태조사’를 한 결과, 45.4%가 북한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출신지역 외에도 학력·학벌, 비정규직, 나이, 경제적 지위 등으로도 차별을 받는다고 답했다.

탈북민에게 차별을 가하는 집단은 일반 시민(20.6%), 직장 상사(17.9%), 직장 동료(16.5%)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탈북민 10명 중 3명은 이같은 차별에도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을 겪었을 때 행동에 대해 응답자 중 27.7%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한 것이다. ‘시민단체(또는 탈북자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6.2%, ‘당사자에게 시정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13.6%에 그쳤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상담·진정했다’는 응답도 각각 11.3%와 8.7%에 불과했다.

다만, 탈북민들은 대체로 남한에서의 인권은 존중된다(매우 존중 13.3%, 다소 존중 64.4%)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탈북민 4명 중 3명(74.4%)은 북한에서 ‘인권’이란 단어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사생활 보호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85.6%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 경험도 65%가 ‘없다’고 답했다. 연좌죄(가족이 저지른 죄에 대한 피해 경험)를 묻는 경험도 71.3%가 ‘없다’고 했다.

반면, 공개 처형을 목격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64%가 ‘그렇다’, 고문이나 구타를 겪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2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인권위는 탈북민만을 대상으로 인권의식 조사를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거주 탈북민은 3만명을 넘어섰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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