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대 백악기 뜀걸음 포유류 발자국 화석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발견됐다.

22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남 진주의 1억1000만년 전 지층인 ‘진주층’에서 중생대 백악기(1억4500만년 전∼6600만년 전) 시대 뜀걸음(Hopping)형 포유류 화석이 발견됐다.

한반도에 캥거루처럼 두 개의 뒷발로만 뛰어다니는 작은 포유류가 서식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한반도에서 중생대 포유류 화석이 나온 것도 이번이 최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에서 약 200m 떨어진 충무공동 135번지에서 중생대 백악기 포유류의 뒷발자국 화석 9쌍을 찾아냈다.

이 발자국 화석은 지난해 1월 19일 김경수 진주교대 연구팀에 소속된 최연기 교사에 의해 발견됐으며, 한국·미국·중국의 공동 연구를 통해 분석 작업이 이뤄졌다.

발견된 화석은 가운뎃발가락이 가장 길고, 발가락 사이 간격이 좁고 비슷하다. 발가락들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포유류의 발자국이 확실하다는 게 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발자국 하나의 지름, 즉 발길이는 대략 1㎝다. 왼발부터 오른발까지 너비는 2.1㎝, 발자국 화석 9쌍의 총 길이는 32.1㎝, 평균 보폭은 약 4.1㎝이다.

이 동물의 몸집 크기는 10㎝ 정도로 오늘날 사막과 초원에 사는 캥거루쥐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뒷다리가 상당히 길고 강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관계자는 “중생대 백악기에 살았던 작은 포유동물은 나무 위나 땅속에서 생활하며 밤에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동물은 커다란 육식 동물과 악어, 익룡 등 천적의 공격에서 빠르게 벗어나기 위해 두 발로만 다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화석은 한국 진주(진주층)에서 발견된 새로운 종류의 뜀걸음 형태 발자국을 의미하는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Koreasaltipes Jinjuensis)로 명명됐다.

지금까지 뜀걸음형 포유류의 발자국 화석으로는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중생대 쥐라기(2억1000만년 전∼1억4500만년 전)의 ‘아메기니크누스’(Ameghinichnus)와 미국에서 발견된 신생대 마이오세기(2303만년 전∼533만년 전) ‘무살티페스’(Musaltipes) 등 2개 뿐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발견된 코리아살티페스 진주엔시스는 아르헨티나와 미국에 있는 화석과는 발가락 형태와 각도, 걸음의 형태 등에서 차이가 있고, 뜀걸음 형태가 가장 명확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생대 포유류의 화석이 발견되면서 한반도 남부가 종 다양성이 풍부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이전까지 이곳에서는 공룡·익룡·도마뱀 같은 파충류와 새의 발자국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백악기 연구’를 통해 지난 7일 공개됐다. 연구소는 이 화석을 내년 하반기부터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전시관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