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구조물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속류의 부식은 해류속도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광주 과학고 학생들은 이런 의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선박이나 해양구조물의 해수에 의한 손상을 막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광주시교육청 광주교육정책연구소 주최로 최근 열린 ‘2016년 광주 고등학생 소논문 발표대회‘에서 학생들이 창의력과 독창성을 갖춘 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 고등학교 학생들로 꾸려진 50여개 팀이 제출한 논문들 중 10개 학교 24개 팀이 최종 선정돼 발표대회에 참가했다.

시교육청은 이들 논문을 책으로 엮어 학생들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광주 성덕고등학교 강성주·김지민·김지윤 학생은 ‘인공지능 발달과 의사의 미래’ 논문을 통해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살폈다.

성덕고 2학년 학생을 두 부류로 나워 설문을 진행해 인공지능을 이용한 로봇수술에 대한 의견과 그와 접목한 의료분야 전망에 대한 인식을 알아봤다. ‘생활과 윤리’ 과목 시간에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을 받은 이과생 40명과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문과생 40명이었다. 문과생들은 긍정적 29명(부정적 11명), 이과생들은 긍정적 17명(부정적 23명)으로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 이유는 섬세함, 신속함, 안정적이었고 부정적 요인은 불안감, 기계 오작동, 일자리 축소 등이었다.

성덕고 학생들은 관련 조사를 통해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직업이고 단순히 신체적 진료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상처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정의했다. 기술적인 부문에서 인간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지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부문은 로봇이 따라오지 못하므로 인간과 인공지능은 서로 공존하며 의학적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광주과학고 김재윤·조준상·최재민 학생은 ‘해수의 유속과 노출 시간에 따른 금속의 부식 탐색 연구’ 논문을 제출했다. 해양구조물 대부분은 재료가 금속이다. 그런데 금속은 해수 내에서 부식하므로, 해수의 특징과 유속에 따른 부식 정도를 연구했다. 학생들은 해양구조물에 주로 사용되는 철, 구리, 아연을 바닷물과 동일한 농도와 온도로 설정한 물에 넣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결과 아연은 다른 금속에 비해 반응성이 커서 부식된 양과 속력이 매우 컸고, 구리는 산화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지만 시간경과에 따라 그 속도가 빨라졌다.

연구결과 금속 부식이 가장 잘 일어나는 해수 유속과 시간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선박과 해양 구조물에 대한 손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선대학교 부속고등학교 박준상 학생은 ‘고동털개미의 초기 복수 군체 유지에 미치는 요인’을 연구했다.

박군은 고동털개미의 복수여왕제에 주목했다. ‘고동털개미의 복수군체 유지는 일개미의 유무에 영향을 받으며 일개미가 있으면 복수군체 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가설을 세우고 복수군체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아봤다.

고동털개미를 대조군(한 샬레에 한 마리씩만 신여왕을 넣고 관찰), 실험군A(한 샬레에 신여왕을 두마리 넣고 관찰), 실험군B(한 샬레에 신여왕을 두마리씩 넣고 이후 발생하는 일개미들을 제거하며 관찰) 등 3부류로 나눠 실험했다. 실험 결과 일개미가 있을 때 폐사율이 다른 실험군 보다 높아 일개미가 고동털개미의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대조군과 실험군A에서 죽은 여왕개미는 자연폐사로 추정되는 반면, 실험군B에서 여왕개미는 일개미 공격을 받았다. 이를 통해 ‘고동털개미의 복수군체 유지는 일개미의 유무에 영향을 받으며 일개미가 있으면 복수군체 유지가 되지 않는다‘는 명제가 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군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동털개미는 복수군체를 유지하는 주름개미와 짱구개미 등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결론지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