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단종에 따른 교환·환불이 지난 13일 시작된 가운데 곳곳에서 소비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갤노트7’ 보다 사양이 떨어지는 기존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다, 그동안 번거로움을 겪었던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지원대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노트7을 단종하고 13일부터 최초 구매처에서 다른 기기로 교환을 시작했다. 하지만, 교환율이 첫 주말인 지난 15∼16일 5% 미만에서 최근까지 10% 수준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판매된 55만대 중 50만대 정도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교환을 미루는 이유는 ‘갤노트7’을 대체할 마땅한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노트7을 갤럭시S7, 갤럭시S7엣지, 갤럭시노트5 등 다른 삼성폰으로 바꾸는 고객에게 3만원 상당의 쿠폰과 7만원의 통신비 등 총 1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S7 등 삼성폰은 출시된 지 6개월 이상 지난 구형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선뜻 교환에 나서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오는 21일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LG전자의 V20 역시 갤럭시노트7을 대신할 만한 제품이지만, 그동안 삼성폰만 쓰던 소비자에게 낯설다는 점에서 마땅치 않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지금 당장 교환하더라도, 갤노트8 등 신제품이 출시 때 교환 등 혜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갤노트7 구매자가 갤럭시S7 등을 이용하다 갤노트8이 출시되면 남은 할부금 없이 교체해주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갤노트7 사용자 나모(50)씨는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위해 위약금까지 물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겪었던 불편에 비해 지원대책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심지어 갤노트7 단종 사태로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가을햇살법률사무소는 19일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38명을 모집했으며 삼성전자를 상대로 1인당 30만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소장에서 첫 제품 구매, 배터리 점검, 새 기기 교환, 다른 기종 교환 등으로 네 차례나 매장을 방문해야 했다고 지적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데 지출한 경비, 새 제품 교환에 든 시간, 제품 사용에 따른 불안, 신뢰감 상실에 따른 정신적 충격 등에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률사무소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오는 21일까지 1차 소송인단을 모집해 24일 법원에 소장을 1차 접수하고 이후 2·3차로 추가 소송단을 모집키로 했다. 소송비용은 1인당 1만원이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제기됐다. 미국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캘리포니아 등 3개 주(州) 갤노트7 이용자 3명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미주법인을 상대로 뉴저지 뉴어크 지방법원에 공동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인터넷 포털에서는 삼성전자 갤노트7 교환·환불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월말 마감 예정으로 1000명 서명을 목표로 했던 다음 아고라의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 이게 정답입니까!’라는 청원 글에는 18일까지 1140명이 서명했으며, 이후에도 비슷한 청원 글 5건이 추가로 올라온 상태다.

/박기웅기자 pboxe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