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잇단 발화사고가 발생한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 판매를 중단에 이어 생산까지 전격 중단하기로 했다. 갤노트7이 데뷔한지 2개월 만에 단종된 것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도 갤노트7 환불과 타제품 교환방침에 따른 후속조치 마련에 들어갔다. 하지만 환불과 교환대상 물량이 50만대에 달하는 데다, 각종 정산과정 등 관련업무가 복잡해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SKT·KT·LGU+ 등 이동통신 3사는 지난 11일 오후 삼성전자와 회의를 거쳐 전액환불과 타제품 교환을 골자로 하는 후속조치를 확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르면 환불과 타제품 교환은 13일부터 12월31일까지 진행된다.

갤노트7 구매자 중 희망고객은 구매처에 기기를 반납하면 위약금 없이 실구매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 또 교환을 원하는 고객은 구매처에서 갤노트7을 제조사 상관없이 다른 제품으로 바꿀 수 있다. 차액은 현금으로 돌려받거나 다음달 통신비를 할인받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 팔린 새 갤노트7은 교환 물량과 신규 판매를 합해 약 45만대로 파악된다. 아직 교환되지 못한 기존 물량까지 합하면 50만대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리콜 당시에는 발표 후 교환과 환불까지 2주 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하루에 불과하다. 당장 교환에 따른 차액 보상 방법부터 확정해야 한다.

이동통신 3사는 우선 고객에게 개별 공지를 통해 환불 및 교환 절차와 권장 방문일 등을 안내할 예정이다.

중소유통점도 대규모 환불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지급한 사은품 비용을 그대로 떠안을 가능성이 큰데다, 이미 판매한 갤노트7 판매장려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9월 시장이 크게 위축됐는데 환불과 교환조치로 업무부담이 커지면서 중소업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따른 LG전자 신제품 ‘V20’과 미국의 애플 ‘아이폰7’, 구글 ‘픽셀XL’의 반사이익도 예상되고 있다. 교환·환불 조치를 발표함에 따라 다른 대체 스마트폰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갤노트7 사용자들은 갤럭시S7이나 갤럭시S7엣지로 교환하기보다 환불을 선택한 뒤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꿀 가능성이 큰 상태다.

갤럭시S7 시리즈는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고, 3∼4개월 후 갤럭시S8 출시가 예정된 상황이어서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화면 스마트폰은 ‘아이폰7 플러스’다. 이통사들은 오는 14일부터 아이폰7 플러스를 예약판매하고, 21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시기상 갤노트7에서 갈아타기에 가장 매력적인 신제품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구글 안드로이드에서 애플 iOS로 바꾸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아이폰 대신 다른 안드로이드폰을 고려할 수 있다.

갤노트7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최신 안드로이드 대화면 폰은 LG전자 V20와 구글 픽셀폰 정도다. 5.7인치로 갤노트7과 화면크기가 같은 V20는 갤노트7과 기본 사양이 거의 비슷하고, 탈착형 배터리, 특별히 강화된 오디오·카메라 기능을 갖췄다. 5.5인치의 픽셀XL는 안드로이드 7.1과 4GB 램, 스냅드래곤 821 프로세서를 탑재해 기본사양은 갤노트7을 능가한다. 다만, 국내 출시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장 교체는 어렵다.

IT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어소리티는 최근 일반 네티즌 8425명을 대상으로 갤노트7을 대신할만한 제품을 조사한 결과 29%가 V20, 25%가 픽셀XL를 각각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노트7 환불과 아이폰7 시리즈 출시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렸다”며 “기존 갤노트7 이용자들의 이탈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기웅기자 pboxer@·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