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인 구렁이를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구렁이 어미 2마리는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지난달 20일과 31일 각각 12개, 9개의 알을 낳았다. 부화한 새끼 21마리는 평균 40㎝까지 자랐다.

구렁이의 인공 부화는 지난 2013년 12마리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12마리 가운데 8마리는 폐사하고 4마리가 살아남았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란 속담에 있듯 구렁이는 과거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동물이었다.

성체의 길이는 2m, 수명은 20년 정도다. 4월 동면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5∼6월 사이에 짝짓기에 들어가 7∼8월에 산란을 한다. 황구렁이와 먹구렁이로 불리기도 하지만 채색의 변이에 의한 것으로 종이 다른 것은 아니다.

쥐 등 설치류를 먹으며 생태계 조절자 역할을 해 왔지만 서식지 파괴와 보신문화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9년부터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번에 부화한 새끼는 자연적응이 가능한 단계까지 인공 증식장에서 관리한 뒤 치악산국립공원에 방사할 계획”이라며 “구렁이의 증식·복원사업을 통해 구렁이의 생태계 조절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