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자들이 초저온이나 건조한 환경에서 견디는 것은 물론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더라도 생존하는 미소(微小) 동물의 모든 유전정보(게놈)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21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도쿄(東京)대학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극한환경에서도 거뜬히 생존해 “최강동물”로 불리는 완보동물 ‘구마무시’의 게놈 해독결과를 이날 영국 과학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구마무시는 초저온이나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도 생존하며 특히 강한 방사선을 뒤집어쓰고도 살아남는 크기 1㎜ 이하의 미소동물이다.

연구팀은 구마무시의 일종인 ‘요코즈나구마무시’ 1만5000마리분의 게놈을 해독해 약 2만개 유전자가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40%는 구마무시에만 있는 고유유전자였다. 이중 DNA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Dsup’로 명명했다.

‘Dsup’를 사람의 배양세포에 집어넣은 후 X선을 대량으로 쬐게 했더니 절단되는 DNA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것도 1주일 후에는 다시 증식할 정도가 됐다.

연구팀 대표 구니에다 다케카즈 도쿄대학 조교는 “배양세포 수준에서 이긴 하지만 구마무시의 유전자가 방사선에 대한 다른 동물의 내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우주에서의 실험동물 개발 등 다양한 기술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동물이 방사선에 대한 저항력을 갖도록 하는 연구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