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등 이상고온 현상이 외래해충인 갈색날개매미충의 번식과 부화 등 고유 생태특성까지 변화시킨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여름철(7∼8월) 나뭇가지 속에 알을 낳고 연 1회 봄철(4∼5월)에만 부화하는 특성을 가진 갈색날개매미충이 올 봄에 이어 여름철인 8월에도 부화한 사례가 최근 광주의 한 공원에서 관찰됐기 때문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최덕수 연구사(농학박사)는 지난 15일 광주시 서구 금호동의 한 공원에서 갈색날개매미충의 부화 사실〈사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충 도감을 비롯해 국내 학계에서 연 1회 봄철에만 부화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갈색날개매미충이 여름철에도 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곤충생태 전문가인 최 박사는 외래 유해 해충으로 분류된 갈색날개매미충이 지난 2011년 전남에서는 구례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후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해 꾸준히 추적·연구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광주 도심에서 갈색날개매미충 개체수가 급증한 사실을 주목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금호동의 한 공원 수목에서 최근 부화한 유충을 목격했다는 것이다.

최 연구사는 “광주 도심 공원에서 10여 개체 정도 확인됐고 그 원인으로는 이상 폭염과 도심 열섬 현상이 배경이 된 것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면서 “갈색날개매미충이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도심 주민에게도 적잖은 불편을 주는 만큼 지속적으로 생태 변화를 관찰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방제대책을 내놓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