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채 100마리도 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신비의 새 ‘뿔제비갈매기’<사진>가 국내에서 최초로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발견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가 전남 지역의 한 무인도에서 살며 번식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도 안 되는 절대적인 희귀종이다. 노란색 부리 끝이 검다는 특징 외에 습성, 번식, 생태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어 ‘신비한 새’로 불릴 정도다. 다만 1930년대 중국, 대만, 필리핀 등지에서 소수의 개체가 잡힌 뒤 그 표본을 근거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정도만 세계 조류학계가 추측해왔다.

이후 63년간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중국 푸젠 성의 마쭈 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현재 중국 저장성 내 자산섬, 하이난성 우즈산, 마쭈 섬 등 단 3곳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뿔제비갈매기를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직면했다’는 의미의 위급종으로 분류했다.

그런 뿔제비갈매기가 국내 무인도 자연환경 조사 과정에서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지난 4월 발견됐고 번식 과정까지 확인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발견으로 한국은 뿔제비갈매기의 세계 4번째 번식지로 인정받게 됐다”면서 “뿔제비갈매기의 번식지로 확인된 무인도를 특정도서로 지정하여 번식지를 보호하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을 검토하는 등 보호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사진 환경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