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위 주거지역과 인접한 광주 하남산단 내 ‘세방산업’에서 1급 발암물질이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배출량이 6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세방산업이 한해 배출하는 1급 발암물질 대기배출량은 전국 배출량의 30%에 달하지만 정부나 광주시는 배출허용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그동안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주민들이 유독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돼 왔다.

12일 환경부와 광주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환경부의 ‘2014년 화학물질배출량 조사결과’ 하남산단에 있는 세방산업이 2014년 1급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에틸렌(이하 TCE) 294t을 대기 중으로 배출, 전국에서 가장 많은 발암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14년 기준 두 번째로 많은 1급 발암물질을 배출한 트리스(130t)의 2배 이상이며, 엘지화학여수공장이 배출한 50t의 5배에 달하는 수치다. 광주지역 다른 9개 사업장에서 배출한 총량(48㎏)의 5768배에 달한다.

세방산업의 TCE 배출량은 지난 2009년 74t, 2010년 201t, 2011년 310t, 2012년 439t, 2013년 250t 등으로 매년 1급 발암물질 배출량 1위를 차지했다. 배터리를 제조하는 세방산업은 TCE를 배터리용 격리판 세척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 3월에야 실태 파악에 나선 광주시는 세방산업이 사용한 액화상태의 TCE가 추출과 배터리용 격리판 세척, 건조과정에서 기화되면서 최종적으로 대기배출방지시설을 통해 대기 중에 퍼진 것으로 파악 중이다. 또 이 과정에서 출입구 등을 통해서도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TCE는 간암과 폐암을 일으키는 발암성물질로 흡입했을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유독물질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 이경희 정책실장은 “화학산단도 아닌 일반산단에서 매일 1t에 가까운 1급 발암물질이 공기 중으로 퍼졌는데, 광주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결국 인근 노동자와 주민뿐 아니라 광주시민 전체가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