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업무 ‘출납폐쇄(예산집행)기한’이 2개월 단축돼 국·도비 보조금 사업의 예산불용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광역·기초자치단체의 모든 예산 집행기준이 그동안 ‘다음 년도인 2월 말까지’에서 올해부터 ‘당해연도 12월 말까지’ 집행하도록 지방재정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시·군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타 부처와의 행정협의 과정을 거치는 항만사업이나 생물(生物)관련 종묘 구입시기를 맞춰 사업비 집행이 불가피한 농·수산 보조금 사업들은 ‘출납폐쇄기한’(12월 31일)을 넘길 수 밖에 없는 형편에 놓여 있다.

이 가운데 방파제 증축이나 개·보수 공사와 항만내 준설공사 등은 공유수면을 이용하는 사업으로, 정부(해양수산부) 산하인 여수지방 해양수산청에 해역이용 협의와 전남도에 공유수면 매립 협의 등 까다롭고 복잡한 행정협의 과정을 거쳐야 해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민간에 대한 자본적 보조사업’으로 추진되는 농·수산 지원사업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생물을 기르는 해조류 양식(김, 미역, 다시마)은 종묘 구입시기(연중 9∼10월)를 맞추다 보면 연말 사업준공이 어려워 명시이월이나 사고이월사업으로 해를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부처 사업비 내시에서 사업자선정, 보조금 교부신청, 사업계획서 등의 복잡한 행정절차와 중앙-도-시·군-읍·면까지 수많은 경유과정을 거치다 보니 사업시기를 놓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 지자체의 ‘민간에 대한 자본적 보조사업’들이 오히려 예산불용, 예산낭비 등 역기능 사태를 맞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농·수산 사업부서 공무원들은 “모든 사업을 조기발주한다는 취지는 바람직한 발상이지만, 중앙부처의 일사불란한 처리 체제와는 달리 지자체의 종묘구입에 따른 사업시기와 복잡한 과정을 감안해 ‘출납폐쇄기한’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그동안 중앙정부는 일선 지자체와는 달리 회계연도 ‘출납폐쇄기한’을 당해연도인 12월 31일로 시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

*출납폐쇄(예산집행)기한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연도가 매년 1월 1일에 시작해 12월 31일에 종료됨에 따라 회계연도에서 이뤄진 행위에 대한 지출행위가 마감되는 기한. ‘지방재정법’이 개정돼 2015 회계연도부터 12월말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