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해역에 ‘보름달물해파리’가 기승을 부려 어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보름달물해파리’는 독성이 약해 인체 피해는 적지만, 어업피해(어망파손, 조업지연 등)를 유발한다.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 등으로 인해 수온이 상승, 해파리의 수가 늘고 기승을 부리는 시기도 앞당겨지거나 길어지고 있어 지자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흥군은 24일 “최근 득량만 일대에 다량의 해파리가 발견돼 보름달물해파리 제거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고흥과 보성 일대 득량만 해역에는 해마다 ‘보름달물해파리’가 대량 출현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고흥군은 득량만 일대에서 해파리를 모니터링한 결과 표층에서 산발적으로 띠를 형성해 유영하는 다량의 해파리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금산면 우두지선에서도 낭장망 어구에 해파리가 다량 유입돼 어구를 훼손시키는 등의 피해를 줬다.

고흥의 한 어민은 “‘보름달물해파리’가 그물에 들어와도 잘리지 않을 정도로 개체수가 많다”며 “사실상 6월부터 조업을 중단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곳에서는 전어, 새우, 병어, 잡어 등이 많이 잡히고 있지만 상당수 어민들이 해파리 탓에 조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흥군은 이에 따라 새우조망 어선으로 5t 가량의 ‘보름달물해파리’를 수거했다.

또 인근 어업인들 중 해파리 절단기를 보유하고 있는 어선 17척을 동원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해파리 제거작업을 진행했다.

이곳 득량만 해역은 지난 6월 19일부터 ‘보름달물해파리’ 관심경보가 발령됐고, 고흥군에서는 지금까지 3회에 걸쳐 어선 35척을 동원 194t의 해파리를 제거했다.

지난해에도 득량만 해역에 7월 중순에서 10월 초까지 해파리가 대량 출현해 주의 경보가 발령됐고, 어선 33척이 동원돼 66t의 해파리를 제거한 바 있다.

올 여름 해파리의 습격은 전남만의 일이 아니다. 해파리주의보가 내려진 경남 통영 등지에서는 하루 100t에 달하는 해파리가 퇴치되고 있다. 경남 마산과 진해, 통영 일부 해역에는 해파리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kwangju.co.kr

* 보름달물해파리

우리나라 연안에서 출현하는 해파리류 중 가장 흔히 발견되는 종이다. 4월 말부터 출현하기 시작해 같은 해 11∼12월까지 꾸준히 보이나 여름철(7∼8월)의 고수온기에 대량으로 발견된다. 직경은 15cm 내외이며, 촉수는 2∼3cm 정도로 다른 해파리류에 비해 짧은 편이다.

어류와 같은 다른 수산물을 어획하는 과정에서 그물을 가득 메워 고기가 들지 못하게 하며, 같이 잡힌 고기의 선도를 저하시키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