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과 보성에서 시작한 벼 자연재배가 눈길을 끌고 있다. 벼 자연재배는 비료·농약·제초제·퇴비·볏짚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벼를 심은 뒤에는 우렁이와 유용 미생물을 투입해 병해충과 잡초를 관리하는 자연친화적인 농법이다. 한 마디로 벼가 스스로 클 수 있도록 인간의 손길을 최대한 줄인다는 것이다.

15일 고흥군은 “지난 11일 풍양면 장추남씨 농가에서 자연재배 쌀 생산 실증시험사업 모내기 연시회를 했고, 16일까지 해당 논에서 자연재배 모내기를 마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고흥군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이 농법은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등 화합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육조건을 자연 상태로 유지해 농사짓는 형태다.

전남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친환경 농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연 상태 그대로 벼를 재배하는 방식이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점은 유기농법과 같지만 질소 과다를 막기 위해 볏짚이나 퇴비까지도 쓰지 않는 완전한 자연농사라는 점에서 성격이 크게 다르다. 단지 토양 양분 분해 촉진을 위해 미생물을 3회 벼 잎에 뿌려주는 것이 전부다.

이렇게 생산된 쌀은 세포가 단단해 기존 쌀에 비해 부패가 잘 안 되고 밥맛도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특히 벼를 제초작업이나 비료 살포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노동력과 생산비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화학비료·농약을 살포하지 않아 농작업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기존 농법에 비해 환경파괴도 적어 새 농업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흥군은 지난해 10ha에서 35t을 시험생산해 유통업체와 계약 공급을 한 올해는 21 농가가 20ha에서 90t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미생물 적기 살포와 후기 관리를 철저히 해 전체 면적에 올해 유기농산물 친환경 획득하고 소비자들로부터도 최고의 유기농 쌀로 인정받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자연재배는 일반 농법에 비해 수량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고흥군의 자연재배 결과 미질은 다른 농법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쌀 생산량은 10a(300평)당 ‘친농’의 경우 427㎏, ‘히노히카리’는 338㎏으로 20∼30%가량 줄었다.

한편 보성군도 올해 3ha의 논에서 벼 자연재배를 할 계획이다.

/고흥=주각중기자 gjj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