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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도 전쟁

2013. 12.03. 00:00:00

“긴긴 세월동안 섬은 늘 거기 있어 왔다. 그러나 섬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섬을 본 사람은 모두가 섬으로 가 버렸기 때문이다. 아무도 다시 섬을 떠나 돌아온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청준 소설 ‘이어도’ 중에서)
제주 마라도에서 남서쪽으로 149㎞ 떨어진 국토의 최남단 이어도.
과학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부터 이어도는 거친 바다와 싸우면서 살아온 제주 어부들의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어도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안개가 자주 끼어 조난이 잦았지만 옥돔 등 어류가 많이 잡히는 어장이었다.
풍선(風船)으로 고기를 잡던 시절에 옥돔잡이를 위해 이어도 해역에 가고 오는데 보름, 조업하는 데 보름 해서 한 달이 걸렸다. 이런 생활의 터전인 이어도를 제주 어부들은 ‘우리 바당 걸팥가’(우리 바다의 끝자락)라고 불렀다고 한다.
자연 ‘제주인의 이상향(理想鄕)’인 이어도에 관한 많은 민요와 전설 등이 구전돼 왔고 현재에도 영화와 희곡, 시, 가요 등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도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 때는 1986년께였다. 국립 해양조사원의 조사결과, 이어도는 수면으로부터 4.6m 아래에 있는 동서 1.4㎞, 남북 1.8㎞ 길이의 수중 암초였다. 정부는 우리나라로 북상하는 태풍의 40%가 통과하는 길목인 이곳에 2003년 6월 기상·환경관측 장비를 갖춘 종합 해양과학기지를 준공했다.
최근 중국이 이어도 해역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며 논란의 핵(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어도 해역은 연간 25만 척의 선박이 통행하는 해상교통 요충지인데다 많은 천연가스와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어서 나날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터다.
중국과 일본의 갈등 속에서 ‘서귀포시 해(海) 1번지’ 주소를 가진 이어도와 영토주권을 지키려는 정부의 혜안(慧眼)이 절실한 때다.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송기동 체육부장 s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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