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5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지역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온 영암군 수성사(壽星社)가 후원금 횡령 구설수에 휘말렸다.

조선조 중종 33년인 1538년에 설립된 수성사는 전직 관리 등 덕망있는 원로들이 모여 지역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온 영암군의 자랑이다.

설립 당시 관직에서 물러난 60세 이상 전직 관료들의 경로당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지역원로와 학자, 선비들의 청류장으로 확대돼, 지역 내 각종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등 지역민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최근 김모씨가 집안 상속다툼에 휘말린 뒤 재판 과정에서 수성사 후원금으로 7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김씨가 “6억이 넘는 돈을 1∼2개월 동안 현금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재판부의 말에 “당시 기록이나 영수증이 없어 현금 사용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7000만원 정도를 수성사 노인회 후원금으로 준 것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성사에서는 7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모(52)씨는 “돈을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의혹만 커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성사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서면진술이나 증인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언제나 응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무근인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아 대응은 안 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 영암=대성수기자 d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