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군서면 월산사가 조선 전기에 왕실의 원찰(願刹·소원을 빌거나 죽은 이의 명복을 빌기 위한 절)이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발굴성과가 나왔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대한문화재연구원(원장 이영철)과 영암군은 월산사지(월곡리 617-2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조선 초기 왕실 불사(佛事)의 면모를 알 수 있는 명문 기와<사진>와 관청명 분청사기 등을 발견했다고 2일 밝혔다. 월산사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출가한 사찰로 알려진 곳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월산군·수빈궁’(月山君粹賓宮·1470년 이전), ‘월산대군·인수대비’(月山大君仁粹王妃·1471년 이후) 등의 왕실 후원자 이름을 새긴 기와가 발굴됐다.

또 ‘정유’(丁酉·1477)·‘성화 17년’(成化十七年·1481)·‘을유’(乙卯.1495) 등 연호와 간지를 새긴 기와가 나왔으며, ‘내섬’(內蟾)을 비롯한 왕실 관련 관청 이름을 새긴 분청사기도 출토됐다.

연구원은 “글씨가 새겨진 유물로 미뤄 월산사는 조선 전기 성연 시대 즈음에 왕실 후원으로 중창된 왕실 원찰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조선전기 왕실을 기반으로 한 사찰중창 배경, 사찰 조영 계획과 조성 과정 등의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영암=대성수기자 d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