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주민들과 갈등 속에 벌인 법정싸움에서 승소했으나 소송비용 청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소송비용 150여 만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더 많은 220여 만원의 청구비용이 소요돼 주민화합과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미회수할 방침이지만 선거법 위반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22일 영암군에 따르면 군은 도포면 건설폐기물처리장 인허가를 두고 주민대책위원회가 제기한 허가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승소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대책위측의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앞서 주민들은 감사원에 주민감사를 청구했으나 이마저 “행정절차상 하자없다”며 군의 손을 들어주었다.

감사원에 이어 법원에서도 영암군의 행정처리가 관련법규와 행정절차를 벗어나지 않은 행위로 결론내려지면서 폐기물처리장을 둘러싼 갈등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영암군이 패소한 주민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주민 114명으로부터 회수해야 할 소송 비용 150여 만원을 두고 난관에 봉착했다.

영암군은 당초 소송비용 회수에 나설 경우 필요한 경비가 더 많이 소요되고 이번 소송으로 인한 주민들과의 갈등관계를 개선하고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해 회수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문제는 소송 비용을 회수하지 않을 경우 선거법에 저촉될 우려가 제기된데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소송 비용 미회수는 공직선거법상 선거구민에 대한 기부행위 소지가 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급기관의 감사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영암군이 소송에 승소하고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영암군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와 적절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군의회 의결을 통한 채권 면제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암=대성수기자 ds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