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이 녹차의 고장이 된 것은 1939년 무렵이다. 활성산 자락에서 30ha가 조성되면서 점차 재배지가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성에선 1006농가가 1064ha에서 1225t의 녹차를 생산했다. 재배면적 기준으로 보성 녹차 점유율은 전국(3004ha) 대비 35.4%로 ‘녹차수도’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전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 도내 재배면적(1434ha)의 74.1%가 보성에 몰려있다.

보성에는 녹차 가공 및 유통업체가 97개소에 달하고 전남농업기술원 녹차연구소, 한국차박물관, 보성녹차가공유통센터 등 녹차관련 시설이 집적돼 있다. 이런 연유로 ‘보성녹차’라는 브랜드 파워는 여느 지역 특산품보다 강하다.

보성녹차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연간 300억원, 관광객 유치까치 포함할 경우 파급효과는 5012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보성군의 분석이다. 보성을 찾는 연간 237만명의 관광객들도 녹차밭과 축제 등 녹차와 연관돼 있다.

보성녹차는 1990년대 들어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비만과 암 예방 효능이 알려지면서 90년대 후반부터는 생산량이 급증했다. 실제로 2002년 518ha의 녹차밭에서 960t을 생산하던 보성군은 2006년 1111ha에서 1572t을 생산했다. 전성기때인 2008년에는 1161ha에서 1327t까지 생산한적도 있다.

하지만 수입되는 중국산 녹차에서 농약이 발견되면서 된서리를 맞더니 커피열풍이 불면서 급전직하했다. 요즘에는 보성군내 전체 차밭의 30% 이상이 방치돼 있을 정도로 침체일로에 있다.

비록 녹차 소비가 급감하고 있지만 보성녹차라는 브랜드 파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보성군은 국내시장은 침체돼 있지만 브랜드 파워는 여전한 만큼 수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중국 호남성의 영락건강흑차박물관과 발효차 500㎏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구촌 최대 시장인 중국 발효차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마트와 고급 녹차, 유기농 녹차 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도 호재가 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만율(16.3%·보건복지부의 2013년 지역사회 건강조사)과 같은 결과는 보성녹차의 효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로 보성녹차의 마케팅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성군 관계자는 “녹차산업이 침체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성차산업종합발전계획 수립과 홍보 마케팅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녹차에 관광과 치유를 접목하는 ‘에코힐링’콘텐츠 개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장필수기자 bungy@

/보성=김용백기자 k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