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군 내 과거 조선시대 복성현에 소속돼 있었던 초등학교들이 합동운동회를 열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학교는 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들고 인근 주민의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운동회의 열기가 식어가자 이 같은 방안을 생각해냈다.

지난 3일 보성군 복내면 인조잔디구장에서 겸백초, 문덕초, 복내초, 율어초 등 140여 명의 학생들과 100여 명의 교육가족들이 한데 모여서 운동회를 열었다.

이들 학교는 지난해에도 보성읍에 있는 다향체육관에서 운동회를 함께했다.

4개 학교 관리자 협의회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참고해 올해는 실내가 아닌 운동장을 선택했다.

쾅쾅 오리발, 풍선열차, 추억의 콩주머니 던지기, 굴렁쇠 이어달리기, 학교 대항 이어달리기 등 다채로운 종목들을 함께하면서 학생, 학부모 등의 즐거움도 커졌다.

합동운동회를 제안한 율어초 백우현 교감은 “학교마다 학생 수가 30여 명의 소규모 학교여서 개별 학교로는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렇게 많은 학생이 모여서 함께 서로 돕고 선의의 경쟁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직접 천막을 설치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등 과거 복성현 내 같은 학생이라는 연대의식도 높아졌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복내면 파출소는 주변 교통정리와 안전 관리를, 복내농협과 우체국은 간식을 협찬하는 등 지역 기관들도 운동회에 동참했다.

/보성=김용백기자 ky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