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조금을 지원받아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무안군 관내 산지 유통 영농법인들이 정부나 전남도의 승인 없이 거액의 자금을 저금리로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법인들이 사업에 실패할 경우 자금 회수도 어려운데다 일부 법인들은 저리의 대출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무안군에 따르면 관내 14개 영농조합법인 가운데 7곳이 법인당 수십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법인의 경우 지난 2008년 보조금 15억6815만원(국비 7억9400만원, 도 1억7865만원, 군 5억9550만원)을 지원받아 저온창고 등 시설물을 준공했다. 이후 이 법인은 다음해인 2009년 12억6000만원, 2012년 추가로 3억6000만원 등 모두 16억2000만원의 농산물구매정책자금을 연리 2% 10년 상환 조건으로 대출받았다.

이 법인의 대출금은 보조금보다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 과정에서 무안군이나 전남도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무안군 관계자는 “2011년부터 정부지원 산지유통시설 담보제공 승인은 시·군에 승인문서가 있으면 해주도록 돼 있지만 그 전에는 그 같은 조항이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국가 보조금지원 시설물 경우 10년간 매매 담보할 수 없고 기계·장비 등은 5년 동안 매매·임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국가나 도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농업시설물에 근저당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는 것은 당연히 해당 시·군이 농림식품부과 전남도에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승인없이 대출을 받은 것은 회수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들 영농조합법인에 대출해 준 무안농협 군지부 관계자는 “산지유통사업은 농산물지원정책에 따라 2∼10년까지 연 1∼3%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다”며 “보조금 지원업체 대출과 관련해서 더 이상 알려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무안군 지역주민들은 일부 영농조합법인이 특정인들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군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 박모(54)씨는 “양파농사와는 관련이 없고 무안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특정인들이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며 “이 시설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선정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