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품바’를 지역 대표 문화관광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정작 ‘품바’ 창작 산실인 고 김시라(본명 김천동·1945∼2001) 생가 보존에는 무관심해 ‘엇박자 행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회산백련지 인근인 일로읍 용산리에 위치한 김시라 생가터는 지난 2002년 일로농협으로 부터 빌린 4900만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경매가 진행돼 지난 2010년 8월 부산 사업가(일로 출신)가 낙찰받아 결국 지난 13일 철거됐다. 생가터에는 여전히 ‘김시라 생가’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관광객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그동안 무안군과 일로 품바보존회는 매년 연꽃축제 기간에 ‘품바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품바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품바를 무안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문화관광부 2012년 창조지역사업에 ‘일로 품바 자원화사업’이 선정돼 3억700만원을 지원받고, 오는 2015년까지 국비 9억8400만 원를 지원받는다.

이 밖에도 무안군은 일로 품바보존회에 지난 2006년도부터 4년간 매년 1000만원씩 지원했으며, 2010년에는 일자리창출로 7000만 원, 지난해에는 3000만 원을 지원했다.

지역예술단체는 김시라 생가가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은 문화유산”이라며 무안군에서 다시 매입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술단체 관계자는 “품바를 육성하겠다는 무안군이 그동안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생가가 철거되기까지 ‘나 몰라라’ 했다”면서 “품바를 무안 대표 관광문화상품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주민 김모(일로읍·62)씨는 “일로 품바연구회나 관련단체들은 자기 이익만 찾고, 무안군도 생가 하나 지키지 못하면서 왜 전국 품바대회를 유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무안군 관계자는 “고 김시라 생가는 개인소유로 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고 김시라는 1980년 연극에 뛰어들어 구전민요인 각설이 타령을 기초로 연극 ‘품바’를 만들었다. 1998년 호암아트홀에서 ‘품바’를 4000회를 공연하면서 최단기 최대 공연 기록으로 한국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

/서부취재본부=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