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용민)는 영암 성틀봉토성이 그동안 영산강유역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이 유역의 5세기경 고대 옹관고분 축조세력과 관련 있는 성곽임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달 9일부터 25일까지 전남 영암군 시종면 내동리에 있는 이 토성의 축성 시기와 유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시굴조사를 추진했다.

조사 결과 이 성벽은 축조 당시의 지표면을 다듬어 기초 공사를 한 후 판축(版築) 기법으로 그 상부에 3∼20㎝ 두께로 마사토와 점질토를 번갈아 다져 깔아 중심 토루(土壘·성벽)를 만든 후 중심 토루에 다시 황색 사질 점토로 외피 토루를 덮어 축조했다.

특히 중심 토루를 쌓아올릴 때 일종의 외곽 틀 역할을 했던 나무기둥을 박은 구(溝·기다란 구덩이) 시설을 확인했다.

또 성벽은 구간별 축조방법을 달리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사가 급한 구간은 외곽 틀 시설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려고 나무기둥이 박히는 부분에 구를 만들었다. 반면 그렇지 않은 구간은 나무기둥만을 세워 중심 토루를 축조했다.

북성벽 중앙 부분은 성벽 상부에 화강암을 깔아 보호한 부분이 확인됐으며, 성벽의 전체 둘레는 약 190m, 높이 1.7m 내외, 폭 10m 내외임이 조사됐다.

성의 축조 시기는 토루 내부에서 5세기 초·중반경으로 판단되는 옹관 편이 출토되고, 성벽의 판축 수법과 규모가 백제성보다 고식(古式)이며 규모가 작은 점, 이 토성 주변에 영암 내동리 쌍무덤(전라남도기념물 제83호)과 영암 옥야리 방대형 고분군(전라남도기념물 제84호)을 비롯해 다수의 5세기경 옹관 고분군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보아 5세기경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시굴조사 결과 영암 성틀봉토성은 영산강유역에서 확인된 고대 옹관고분 축조세력과 관련이 깊은 토성”이라며 “이 지역의 고대사회 세력 중 하나로 추정되는 영암 시종면 일대 세력의 거점성으로 기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