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통일재원 마련을 위해 이른바 ‘통일 항아리’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고흥 군민들이 지난 3년여 동안 통일기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2000여만원을 모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는 지난 3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평화통일국민포럼 주최 ‘통일준비 국민운동’ 전국대회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고흥에서 초등학교 교장과 전남도 교육위원을 지낸 김갑수(81)씨는 2008년 8월 통일기금 모으기 운동에 나서 현재까지 주민과 2000여만원을 모았다.

김씨가 통일기금 조성 운동에 나선 것은 2002년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의 강연을 듣고 나서부터. 그는 옛 서독 국민이 자발적으로 통일기금을 모은 것이 독일 통일에 큰 도움이 됐다는 백 원장의 설명에 크게 공감했다.

이후 2008년 8월 우체국에 통일기금 통장을 개설한 김씨는 하루에 한잔의 커피값을 아껴 통일을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꾸준히 저축하고 있다.

김씨가 통장을 개설한 8월29일은 1910년 대한제국이 통치권이 일제에 넘어간 국치일. 민족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마음에 그날에 맞춰 통장을 개설했다.

통장이 개설되자 고흥에는 통일기금 조성 운동에 뜻을 같이하는 주민이 하나둘씩 늘었고, 김씨를 포함한 주민 33명이 ‘통일기금 모으기 운동’ 발기대회를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에 공감한 군수와 군의회 의장 등도 동참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고 있다. 김씨는 “경로당의 노인과 초등학생들도 통일기금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며 “모두가 같은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고 하는데 통일이라는 꿈을 갖고 조금씩 노력하면 통일은 가까이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씨는 현재 범국민적인 통일준비 운동을 펼치는 ㈔평화통일국민포럼에서도 이사로서 통일기금 모으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평화통일국민포럼 관계자는 “고흥 주민들이 통일기금 운동의 씨앗을 뿌렸다”며 “통일기금 통장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주각중기자 gj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