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들꽃들아 짱뚱어야” … 갯길가 느림의 정겨움
2011년 08월 01일(월) 00:00 가가
<28>신안 증도 모실길 갯벌센터~태평 염전
생명 펄떡이는 갯벌 명품 소금나는 염전
수려한 풍경 속 함께 그림이 되는 시간
생명 펄떡이는 갯벌 명품 소금나는 염전
수려한 풍경 속 함께 그림이 되는 시간
본격적인 여름 휴가 탓인지 해변이 왁자지껄하다. 조용하고 느린 섬이 여기저기 북적거리며 요란스럽다.
하지만,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과 자연 그대로의 쪽빛 바다와 해변, 그리고 갯벌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갯벌공원 길=증도 모실 길 중 4번째 코스인 갯벌공원 길은 우전 해수욕장 앞 신안갯벌센터에서 시작돼 우전마을과 덕정마을을 거쳐 화도 노둣길에 이르는 10.3km구간이다.
북적거리는 해변을 뒤로하고 우전 해수욕장의 해송 숲길을 따라 시작되는 갯벌공원 길은 마을 길과 방조제 길, 야산 길로 이뤄져 지루하진 않다. 특히 이 코스는 증도의 가장 큰 자랑거리인 갯벌 위를 가로지르는 화두 노두다리를 걸을 수 있다. 대초리와 화도(花島)를 잇는 노둣길은 밀물 때 잠시 사라졌다가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내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우전 해수욕장 해송 숲길을 벗어나면 곧바로 덕정 방조제다. 길 우측으로는 시커먼 갯벌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길 왼쪽으로는 뙤약볕에 잘 익어가고 있는 푸른 벼들이 산들바람에 조용히 몸을 움직이고 있다.
그늘이 없는 방조제를 따라 걷는 길은 여름철에 고역이다. 시원한 바다 바람은 연방 불어오지만 뙤약볕을 피할 공간 하나 없기 때문이다. 방조제를 벗어나면 논길을 따라 대초리 마을에 닿고, 이어 마을 야산을 넘으면 덕정리를 거쳐 화두 노둣길에 다다른다.
썰물 때면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 위로 길이 1.2km, 폭 2m 가량의 도로가 모습을 드러낸다. 예전에는 돌을 쌓아 건너다녔던 노두였지만, 지금은 잘 정비가 돼 물때를 맞추면 화도에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
노둣길 양쪽으로는 갯벌 도립공원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갯벌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다. 인기척에 놀란 짱뚱어들이 여기저기서 온몸을 이용해 펄떡거린다.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갯벌 위를 뛰는 짱뚱어 옆으로 농게와 칠게들이 갯벌 속으로 몸을 감춘다. 마치 갯벌 위를 걷는 기분이다.
슬로시티인 만큼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거북이처럼 느긋하게 걸으면 갯벌 위 온갖 생물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길을 걷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 때문에 이곳 노둣길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증도가 유명세를 타면서 노둣길을 따라 화도를 찾는 이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화도에 들어서 곧바로 좌측 길로 오르면 화도 마실 길이 시작된다. 섬 연안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주식 김양식장의 장대들이 바다 위로 살짝 머리를 내민 모습과 물 빠진 갯벌에 누워 쉬고 있는 고깃배는 영락없는 수채화 속 풍경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져 마을 길을 돌면 TV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사용됐던 민가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지금은 민박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 뒤편 바닷가로 벤치 2개가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자리하고 있어 잠시 숨을 돌려 갈 수 있다.
◇천일염 길=증도 모실 길의 마지막 구간인 천일염 길은 노두길 입구에서 갈대군락지, 소금전망대, 소금박물관, 태평염생식물원 등을 만나는 10.8km에 이르는 코스이다. 단일염전 규모로 전국 최대의 태평염전 부근 11만㎡ 넓이의 염생습지에 만들어진 탐방로를 따라가면 자연 갯벌에 자생하고 있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염전체험장에서는 대파질, 수차 돌리기 등 소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화도를 빠져나와 덕정 방조제 길을 따라나오면 백설같은 새하얀 소금을 머금은 염전이 동쪽과 서쪽을 가로질러 끝없이 펼쳐진다. 서울 여의도 면적 2배에 이르는 462만㎡ 규모의 태평 염전의 소금밭과 소금창고가 3km 가량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장관이다. 광활한 염전 위로 한여름 뙤약볕은 더욱 뜨겁다. 땡볕인 만큼 하얀 눈꽃 같은 소금 결정체들이 소금 판 위로 하나 둘씩 피어난다. 하지만, 푹푹 찌는 지열은 막 결정된 소금을 금방이라도 녹여버릴 듯하다.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쉼없는 염부의 대파 질에 군데군데 모인 소금은 한쪽에서 거대한 언덕을 이루고 있다.
태평 염전을 둘러 나오면 자연 갯벌에 자생하고 있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인 염생 식물원이 반긴다. 해풍과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푸른 색을 잃지 않고 있는 함초들이 군락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곳 식물원은 1953년 조성된 태평염전에 딸린 염전 습지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연점의 습지 생물상이 고스란히 보존된 생태습지인 셈이다. 염전 습지는 여름철에 연전 침수를 방지하고 바닷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건강하고 질 좋은 천일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함초와 칠면초, 벌노랑이 등 염생식물 사이의 갯벌 수로를 따라 짱뚱이와 칠게가 노니는 모습은 신안 증도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풍경이다. 피서객 정문석(48·서울시 여의도)씨는 “증도 모실 길은 청정바다와 갯벌, 드넓은 염전과 염생식물 군락지를 한번에 둘러 볼 수 있어 좋다”라며 “증도가 슬로시티인 만큼 더욱 느리게 걷는다면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
하지만,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과 자연 그대로의 쪽빛 바다와 해변, 그리고 갯벌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갯벌공원 길=증도 모실 길 중 4번째 코스인 갯벌공원 길은 우전 해수욕장 앞 신안갯벌센터에서 시작돼 우전마을과 덕정마을을 거쳐 화도 노둣길에 이르는 10.3km구간이다.
그늘이 없는 방조제를 따라 걷는 길은 여름철에 고역이다. 시원한 바다 바람은 연방 불어오지만 뙤약볕을 피할 공간 하나 없기 때문이다. 방조제를 벗어나면 논길을 따라 대초리 마을에 닿고, 이어 마을 야산을 넘으면 덕정리를 거쳐 화두 노둣길에 다다른다.
슬로시티인 만큼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거북이처럼 느긋하게 걸으면 갯벌 위 온갖 생물의 움직임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길을 걷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 때문에 이곳 노둣길이 인기를 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증도가 유명세를 타면서 노둣길을 따라 화도를 찾는 이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다.
화도에 들어서 곧바로 좌측 길로 오르면 화도 마실 길이 시작된다. 섬 연안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지주식 김양식장의 장대들이 바다 위로 살짝 머리를 내민 모습과 물 빠진 갯벌에 누워 쉬고 있는 고깃배는 영락없는 수채화 속 풍경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빠져 마을 길을 돌면 TV드라마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사용됐던 민가가 아직까지 남아있다. 지금은 민박집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곳 뒤편 바닷가로 벤치 2개가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자리하고 있어 잠시 숨을 돌려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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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규모의 신안군 증도 태평 염전. 길이 3km에 이르는 염전 위로 소금창고들이 줄지어 서있다. |
◇천일염 길=증도 모실 길의 마지막 구간인 천일염 길은 노두길 입구에서 갈대군락지, 소금전망대, 소금박물관, 태평염생식물원 등을 만나는 10.8km에 이르는 코스이다. 단일염전 규모로 전국 최대의 태평염전 부근 11만㎡ 넓이의 염생습지에 만들어진 탐방로를 따라가면 자연 갯벌에 자생하고 있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염전체험장에서는 대파질, 수차 돌리기 등 소금 만들기 체험이 가능하다.
화도를 빠져나와 덕정 방조제 길을 따라나오면 백설같은 새하얀 소금을 머금은 염전이 동쪽과 서쪽을 가로질러 끝없이 펼쳐진다. 서울 여의도 면적 2배에 이르는 462만㎡ 규모의 태평 염전의 소금밭과 소금창고가 3km 가량 길게 늘어서 있는 것이 장관이다. 광활한 염전 위로 한여름 뙤약볕은 더욱 뜨겁다. 땡볕인 만큼 하얀 눈꽃 같은 소금 결정체들이 소금 판 위로 하나 둘씩 피어난다. 하지만, 푹푹 찌는 지열은 막 결정된 소금을 금방이라도 녹여버릴 듯하다.
이른 새벽부터 해질 무렵까지 쉼없는 염부의 대파 질에 군데군데 모인 소금은 한쪽에서 거대한 언덕을 이루고 있다.
태평 염전을 둘러 나오면 자연 갯벌에 자생하고 있는 갖가지 염생식물 군락지인 염생 식물원이 반긴다. 해풍과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푸른 색을 잃지 않고 있는 함초들이 군락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곳 식물원은 1953년 조성된 태평염전에 딸린 염전 습지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연점의 습지 생물상이 고스란히 보존된 생태습지인 셈이다. 염전 습지는 여름철에 연전 침수를 방지하고 바닷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건강하고 질 좋은 천일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함초와 칠면초, 벌노랑이 등 염생식물 사이의 갯벌 수로를 따라 짱뚱이와 칠게가 노니는 모습은 신안 증도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한 풍경이다. 피서객 정문석(48·서울시 여의도)씨는 “증도 모실 길은 청정바다와 갯벌, 드넓은 염전과 염생식물 군락지를 한번에 둘러 볼 수 있어 좋다”라며 “증도가 슬로시티인 만큼 더욱 느리게 걷는다면 자연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권일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