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최철한, 박영훈 9단이 이세돌의 공백을 메운다.
지난 20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국내 랭킹 상위기사 이창호, 박영훈, 최철한이 모두 승리를 거둬 8강에 입성에 성공했다.
중국은 구리 9단, 치우쥔 8단, 콩지에 7단, 박문요 5단이 8강에 올라 한중 대결 국면이 됐다. 일본은 총 4명이 출전해 본선1회전에서 하네나오키 9단,이야마유타 8단이 살아남았으나 결국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의 선전에는 운도 따랐다.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덤 6집반일 경우는 흑번을 선호한다. 한국은 32강전에서 15명 중 13명이 흑을 잡은데 이어, 16강전에서도 6명 중 5명이 흑을 잡았다. LG배는 돌가림에서 홀짝을 맞힌 사람이 흑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32강전에서 중국 신예인 퉈지아시 3단과 힘겨운 대결을 벌였던 이창호는 16강전에서는 일본의 신예 최강자인 이야마유타 8단과의 첫 격돌에서 매운 맛을 보여주며 8강에 안착했다.
박영훈 9단은 중반 120수의 끊김을 당하면서 검토실에서는 “더 이상 해 볼 곳이 없다”는 불리한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박영훈은 종반 집요한 추격전을 벌인 끝에 전세를 뒤엎는데 성공했고 왕하오양 5단은 225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최철한은 초반 불리했던 국면에서 착실하게 득점을 해 나가며 스위에 4단을 제압했다. 최철한은 지난 해 LG배 32강전에서 만나 패했던 스위에 4단을 상대로 224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두면서 앙갚음을 했다.
본선1회전에서 목진석 9단을 꺾고 가장 먼저 승리를 거두었던 구리는 이날 일본 본인방 타이틀 보유자인 하네나오키 9단의 항복을 받아내며 가장 먼저 8강에 안착했다.
승리를 거둔 구리는 “본선 1, 2회전 모두 비교적 순조롭게 이긴 것 같다. 오늘 대국은 초반 하네 9단이 실수를 하면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대국장소는 아주 좋았고 식사도 이미 익숙해 있어 좋았다”라고 밝혔다.
콩지에 7단도 강유택 2단의 기세를 잠재우며 구리에 이어 두 번째로 8강을 확정지었다. LG배 첫 출전으로 32강전에서 왕시 9단을 꺾고 파란을 일으켰던 대만의 천스위엔 8단은 치우쥔 8단에게 패해 16강에 만족해야 했다.
박문요 5단은 허영호 6단을, 후야오위 8단은 원성진 9단 을 각각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대회 초반 돌풍을 몰고 왔던 허영호 6단과 강유택 2단 등 신예들은 피야오원야오 중국 상위 랭커들을 맞아 선전했으나 분패,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이밖에 대만 대표 천스위엔도 중국 추쥔에 패했다. 이로써 일본 및 대만 기사들은 8강 대진표에서 전원 사라졌다.
대회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진다.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 준우승상금은 8천만원이다.
이번 대회 8강전 및 준결승은 오는 11월 9일과 11일 각각 열린다. 대국 장소는 추후 결정된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