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갑부와 ‘금강산도 식후경’
2007년 12월 02일(일) 18:51 가가
지난달 27일, 여수가 세계박람회기구(BIE)가 인정하는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했다.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여수세계박람회가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여수에서 열리게 된다.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적 개최는 언론에서 수차 보도한 바와 같이 국가의 국제적, 외교적 지위 향상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직·간접 경제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유발 10조300억원, 부가가치 4조120억원 창출이 공식 발표된 기대 효과다.
통상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의 성공 여부는 관광객, 특히 외국 관광객 유치에 의해 좌우된다. 모든 시설이 아무리 현대적으로 잘 갖추어졌다 하더라도 찾는 사람이 없는 박람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김재철 여수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풍부한 해양개발 여건을 갖춘 남해안 일대는 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을 확충할 경우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특히 여수항 일대가 관광·레저 항만으로 거듭나면 남해안 관광벨트의 거점도시로 부상할 겁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 여수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해양 도시로서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면 그 경제 효과는 참으로 대단할 것이다.
‘7천만의 중국 갑부를 잡으라’ 여수가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가장 먼저 전하고 싶었던 필자의 축하 메시지이다. 지금 적지 않은 한국인들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한국에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낙후한 중국에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갑부가 살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다.
비교적 권위적인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갑부는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약 7천만에 달하는 사람이 한국의 갑부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람들만 유치해도 그 관광수입은 천문학적 수치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연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는데 이 수치만 해도 한국 관광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7%에 이른다. 바꾸어 표현하면 해마다 한국을 찾는 각국 관광객 수가 연 600만∼700만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7천만 중국 갑부들의 한국행이 시작되면 적어서 10년간은 다른 국가의 관광객은 제쳐놓고 이들만 접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7천만 중국 갑부의 유치를 위해서 필자가 전하고 싶은 또 다른 메시지는 중국 사람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을 즐겨 쓴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이 한국 관광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바로 한국의 음식문화가 중국인의 식생활에 잘 맞지 않는 것이다. 한국 관광을 소개한 중국 관광회사의 홍보물을 보면 ‘빵 같은 먹을거리를 갖고 가는 것을 잊지 말라’는 문구가 항상 눈에 띈다. 그만큼 한국 관광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이 식생활이라는 말이다.
중국 상해의 한 관광객은 한국 관광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한국 음식은 맵고 짠 것이 특징이다. 구이류가 많고 기름기가 적다. 한국 체류 5일 동안 삼계탕 한번, 전복죽 한번이 식탁에 오른 외에는 끼니마다 밥 한 공기, 배추에 약간의 편육을 넣어 끓인 탕(엄격히 말하면 탕 비슷한 것) 그리고 김치, 콩나물무침 등 몇 가지 밑반찬이 전부였다. 광동 사람들이 앉은 옆 식탁에서는 ’한국에 오자 진짜 출가지인(出家之人)이 되었네!’하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려왔다."
"四菜一湯’(네 가지 볶음요리와 한 가지 탕), 또는 ’四盤兒兩碗兒’(네 가지 볶음요리와 두 가지 탕)를 평상시 식탁에 오르는 가장 간단한 요리로 알고 있는 중국 사람들에게 탕에 밑반찬 몇 가지로 식사를 하라 하니 ’출가지인’이 되었다는 말은 결코 과장된 표현만은 아닌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불러야 관광도 ’맛나게’ 하지 않겠는가?
7천만 중국 갑부들의 유치를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식단 개발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전통중국음식점’에도 가 보았지만 중국요리다운 요리는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강은국〈중국 푸단대 교수·전남대 교환교수〉
여수세계박람회 성공적 개최는 언론에서 수차 보도한 바와 같이 국가의 국제적, 외교적 지위 향상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는 물론 직·간접 경제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유발 10조300억원, 부가가치 4조120억원 창출이 공식 발표된 기대 효과다.
통상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의 성공 여부는 관광객, 특히 외국 관광객 유치에 의해 좌우된다. 모든 시설이 아무리 현대적으로 잘 갖추어졌다 하더라도 찾는 사람이 없는 박람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김재철 여수세계박람회유치위원장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풍부한 해양개발 여건을 갖춘 남해안 일대는 세계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을 확충할 경우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특히 여수항 일대가 관광·레저 항만으로 거듭나면 남해안 관광벨트의 거점도시로 부상할 겁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 여수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해양 도시로서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관광산업을 발전시키면 그 경제 효과는 참으로 대단할 것이다.
‘7천만의 중국 갑부를 잡으라’ 여수가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다면 가장 먼저 전하고 싶었던 필자의 축하 메시지이다. 지금 적지 않은 한국인들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한국에 많이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낙후한 중국에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할 엄청난 갑부가 살고 있다는 것은 전혀 모르고 있다.
비교적 권위적인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갑부는 전체 인구의 약 5%에 달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약 7천만에 달하는 사람이 한국의 갑부 수준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사람들만 유치해도 그 관광수입은 천문학적 수치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연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는데 이 수치만 해도 한국 관광시장에서의 점유율이 17%에 이른다. 바꾸어 표현하면 해마다 한국을 찾는 각국 관광객 수가 연 600만∼700만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7천만 중국 갑부들의 한국행이 시작되면 적어서 10년간은 다른 국가의 관광객은 제쳐놓고 이들만 접대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7천만 중국 갑부의 유치를 위해서 필자가 전하고 싶은 또 다른 메시지는 중국 사람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을 즐겨 쓴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난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중국 관광객이 한국 관광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의 하나가 바로 한국의 음식문화가 중국인의 식생활에 잘 맞지 않는 것이다. 한국 관광을 소개한 중국 관광회사의 홍보물을 보면 ‘빵 같은 먹을거리를 갖고 가는 것을 잊지 말라’는 문구가 항상 눈에 띈다. 그만큼 한국 관광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이 식생활이라는 말이다.
중국 상해의 한 관광객은 한국 관광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한국 음식은 맵고 짠 것이 특징이다. 구이류가 많고 기름기가 적다. 한국 체류 5일 동안 삼계탕 한번, 전복죽 한번이 식탁에 오른 외에는 끼니마다 밥 한 공기, 배추에 약간의 편육을 넣어 끓인 탕(엄격히 말하면 탕 비슷한 것) 그리고 김치, 콩나물무침 등 몇 가지 밑반찬이 전부였다. 광동 사람들이 앉은 옆 식탁에서는 ’한국에 오자 진짜 출가지인(出家之人)이 되었네!’하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려왔다."
"四菜一湯’(네 가지 볶음요리와 한 가지 탕), 또는 ’四盤兒兩碗兒’(네 가지 볶음요리와 두 가지 탕)를 평상시 식탁에 오르는 가장 간단한 요리로 알고 있는 중국 사람들에게 탕에 밑반찬 몇 가지로 식사를 하라 하니 ’출가지인’이 되었다는 말은 결코 과장된 표현만은 아닌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불러야 관광도 ’맛나게’ 하지 않겠는가?
7천만 중국 갑부들의 유치를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식단 개발이 급선무가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전통중국음식점’에도 가 보았지만 중국요리다운 요리는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강은국〈중국 푸단대 교수·전남대 교환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