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분야별로 어느 정도 도시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필자가 해외 투자설명회에서 광주시의 투자환경을 소개할 때마다 고심했던 문제다.
일반적으로 지역 또는 도시 경쟁력의 구성요소는 ‘인적 자원’ ‘경제구조’ ‘공간 인프라’ ‘사회문화적 자원’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투자설명회에서 이러한 구성요소별로 광주시의 경쟁력을 설명하였는데 그 중 몇 가지를 들어본다.
첫째, 우리는 인적자원 분야에서 몇 가지 유리한 지표를 갖고 있다. 예를 들면 광주시는 인구 1만명 당 대졸 이상의 학력소유자의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 지식창출역량의 지표가 될 수 있는 인구 1만명 당 대학 교수의 수가 광역시중 가장 많다. 기술개발능력을 나타내는 인구 1만명 당 특허출원 비율도 특수지역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런 통계를 들면서 우리 광주가 지식기반산업을 육성하는 데 비교우위가 있다고 주장했다.
둘째, 광주시의 경제구조는 자동차 및 가전 등의 산업 분야 집중도 및 집적도가 높아 지역 내에 수직적 분업체계가 조성되어 있다. 이러한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광산업, 첨단부품 소재산업, 나노산업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강력한 연구개발기반이 조성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광주지역은 노동, 자본 등의 총 요소생산성이 전국 최고 수준임을 강조했다.
셋째, 공간 인프라를 설명할 때는 국제비즈니스에 필수적인 공항 및 항구 등을 통한 해외 연결성이 좋고 또 우리 지역이 지리적으로 중국 연안도시 및 일본열도를 포함하는 동북아경제권의 가장 중심에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넷째, 사회문화적 자원으로는 광주가 문화예술 활동이 전국에서 가장 왕성한 지역 중의 하나이며 특히 정부에서 광주를 문화중심도시로 중점 육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도시경쟁력 구성요소별 설명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외국기업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아마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최적 투자입지를 찾아야 하는 투자가들에게는 우리에게 유리한 사항을 위주로 한 설명보다도 비용과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어느 지역이 최적지인지가 보다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광주시는 그동안 도시경쟁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첨단산업 투자기업들이 초기투자를 절약하여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첨단단지에 강력한 기업지원형 R&D 인프라를 갖추어 제품개발, 시험인증, 실험생산 등을 공용서비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R&D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며 이러한 소요예산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데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전문적 연구에 의하면 예산이 소요되는 물리적 투자환경 개선 못지 않게 오히려 예산이 들지 않는 지역문화의 개방성이나 지역주민의 개방의식이 투자환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면 우리 지역의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
먼저, 지식기반산업 육성을 위해 필수적인 세계적 인재를 유치하는 일은 금전적 보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인재를 끌어 들일 수 있는 양질의 교육시설과 문화시설을 비롯 문화적·사회적 이질성을 포용할 수 있는 개방적 분위기의 조성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기업우호적인 사회분위기의 조성이다. 우리는 과거 잘못된 기업문화유산 때문에 기업에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나 절차를 요구하여 왔다. 이러한 제도, 관행, 행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지역사회가 전반적으로 기업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사회공동체를 함께 지키는 준법정신을 바탕으로 관용의 정신을 함양하여 긍정적인 도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 혹은 “지나치게 까다롭다” 등의 부정적인 지역 이미지가 많을 경우 투자가들은 우리 지역을 기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인간관계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험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조성은 지역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 수 있고 또 만들어야만 하는 과제이다.

/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전 광주시 정무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