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미래 성장동력 되려면
2007년 08월 05일(일) 19:04 가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이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2000년대 들어서 경제성장률이 4%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혹자는 정부의 규제나 정책방향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혹자는 반기업 정서로 기업이 투자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아마 이런 요인들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 경제가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 경제는 경제개발 초기에 노동과 같은 투입요소의 양적 확대 전략에 의존했다. 이후 국내산업은 보다 자본집약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다시 경제의 흐름은 지식집약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지식집약산업이 금융산업이다. 금융산업은 자금 잉여주체인 투자자로부터 자금 부족주체인 수요자, 주로 기업 등으로의 자금의 이전을 담당한다. 그런데 자금이전 형태가 과거와 같이 단순하지 않고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예금과 대출이라는 은행 중심의 단순한 금융구도로는 금융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제대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도 큰 변화를 겪어 왔지만, 아직 국제경쟁력은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따라서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렇다면 금융산업 경쟁력의 요체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업종의 기업에서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 경쟁력은 생산시설이나 장비 등에 의해 확보되기도 하지만, 금융산업은 물적인 생산장비 없이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를 모두 사람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금융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할 때, 그 경쟁력은 바로 미국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전문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내부양성과 외부채용이 있는데, 시간을 절약하고 빨리 경쟁체제를 갖춘다는 측면에서는 외부채용이 좀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금융회사의 조직문화에서는 아직 외부채용에 의한 전문가 확보가 어렵다. 우선 그 동안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형평성의 논리가 아직 강하게 남아 있어 외부에서 채용한 전문가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지급하기가 쉽지 않고, 외부에서 채용된 전문가가 조직 내부에 뿌리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지점이든 전산장비든 물적인 인프라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문화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화가 바뀌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우리의 경쟁자들이 더 빨리 앞서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한데, 이는 당연히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최고경영자의 굳건한 철학과 강력한 의지가 있으면 변화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최고경영자가 변화의 주체이자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더구나 최근 금융산업의 실적 호전은 투자를 위한 토대까지 제공하고 있다. 은행은 몇 년간 계속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증권사도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이익규모가 크게 늘었다. 우량한 실적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연결해야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투자의 핵심에 인력이 있다.
정부는 2009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 등 규제의 혁신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유도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규제개선이 금융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는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결국 금융산업은 주체들의 혁신적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산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금융산업 종사자들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 박현수〈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그 원인에 대한 분석은 다양하다. 혹자는 정부의 규제나 정책방향 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 또 혹자는 반기업 정서로 기업이 투자의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아마 이런 요인들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경제성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우리 경제가 아직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 경제는 경제개발 초기에 노동과 같은 투입요소의 양적 확대 전략에 의존했다. 이후 국내산업은 보다 자본집약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다시 경제의 흐름은 지식집약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흐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대표적인 지식집약산업이 금융산업이다. 금융산업은 자금 잉여주체인 투자자로부터 자금 부족주체인 수요자, 주로 기업 등으로의 자금의 이전을 담당한다. 그런데 자금이전 형태가 과거와 같이 단순하지 않고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예금과 대출이라는 은행 중심의 단순한 금융구도로는 금융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제대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도 큰 변화를 겪어 왔지만, 아직 국제경쟁력은 미흡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따라서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렇다면 금융산업 경쟁력의 요체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업종의 기업에서 좋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우 경쟁력은 생산시설이나 장비 등에 의해 확보되기도 하지만, 금융산업은 물적인 생산장비 없이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를 모두 사람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전문인력의 중요성이 다른 산업에 비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금융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할 때, 그 경쟁력은 바로 미국 금융산업에 종사하는 인력의 전문성을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방법은 내부양성과 외부채용이 있는데, 시간을 절약하고 빨리 경쟁체제를 갖춘다는 측면에서는 외부채용이 좀 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국내 금융회사의 조직문화에서는 아직 외부채용에 의한 전문가 확보가 어렵다. 우선 그 동안의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형평성의 논리가 아직 강하게 남아 있어 외부에서 채용한 전문가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지급하기가 쉽지 않고, 외부에서 채용된 전문가가 조직 내부에 뿌리내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지점이든 전산장비든 물적인 인프라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문화는 돈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화가 바뀌기를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 사이에 우리의 경쟁자들이 더 빨리 앞서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한데, 이는 당연히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최고경영자의 굳건한 철학과 강력한 의지가 있으면 변화의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최고경영자가 변화의 주체이자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야 한다. 더구나 최근 금융산업의 실적 호전은 투자를 위한 토대까지 제공하고 있다. 은행은 몇 년간 계속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증권사도 주식시장 활황에 힘입어 이익규모가 크게 늘었다. 우량한 실적을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연결해야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투자의 핵심에 인력이 있다.
정부는 2009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 등 규제의 혁신을 통해 금융산업 발전을 유도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규제개선이 금융산업 발전에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는 필요조건은 될지언정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결국 금융산업은 주체들의 혁신적 노력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산업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금융산업 종사자들의 분발을 기대해본다.
/ 박현수〈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