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특구’ 왜 필요한가
2007년 06월 17일(일) 19:26 가가
“광주가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 호남권 첨단산업의 중심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광주를 과학기술특구로 지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필자는 약 4년 반 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광주첨단과학단지에서 지역기업인들과 대화를 갖는 자리에서 이같은 건의를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특구로 지정하여 영어 좀 쓰게 한다고 지역발전이 되겠습니까”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오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주자가 미래 국가발전을 선도할 과학비즈니스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대선주자는 과학신도시 건설보다는 광주와 대구 등 기존의 과학도시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지식과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과학기술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기본방향에는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유력 대선주자들이 과학도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분적으로 지난 4년 반 동안 광주와 대구 등이 투쟁해온 결과물이다. 우리 광주는 지난 4년 반 동안 연구개발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정부와 줄기차게 싸워 왔다. 구체적 사례가 대구광역시와의 공동 보조다.
필자는 2003년 초, 우리나라의 산업이 충청·영남·호남 등 권역별로 균형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대덕·대구·광주를 과학기술특구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내륙거점도시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뒤 대구광역시 정무부시장에게 보내 양 도시간의 정책공조를 제안했다. 이후 양 도시는 국토연구원에 공동용역을 의뢰하고 연구를 진행해가면서 광주 및 대구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광주와 대구출신 국회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중간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영호남 협력은 일회성 행사나 구호에 그쳤지만 기술특구에 대한 정책공조는 최초의 실질적인 협력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광주와 대구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는 충청권의 대덕연구개발 특구 정책만을 고수해 왔다. 광주와 대구의 과학기술특구는 다음 정부에서나 실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선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사회는 다시 한번 광주과학기술특구 지정에 대해 지역의 입장을 냉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과학기술특구로 지정받는 것이 지역발전에 꼭 필요한가 하는 문제다.
필자의 대답은 아직도 ‘그렇다’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첨단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이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필수적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떤 형태의 특구인가 하는 문제다. 그간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주로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지원에 집중되어 지역간 경합이 극심했다. 그러나 특구는 이러한 정부예산의 지원보다 일부 예외적인 제도가 적용되는 지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식 및 기술이 자유롭게 창출되고 이를 산업화하는데 걸림돌이 돼온 모든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교육 및 의료기관을 유치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서비스분야 외국인 투자를 막는 현행 국내제도의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다. 세계적 명문 교육기관을 유치할 경우 조기유학으로 야기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왜 광주가 포함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특구 지정에 절대적인 원칙은 없다. 광주와 대구 이외에도 포항과 강릉 등이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느 도시를 특구로 지정할 것인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특구 지정이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자격요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교육기반은 단시간 내에 물리적으로 확충할 수 없으므로 교육시설이 발달된 교육도시여야 한다. 둘째, 도시기반이 잘 갖추어진 지역이어야 하므로 인구가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 한다. 셋째, 권역 내에 입지한 모든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권역의 중심부에 위치하여야 한다. 넷째, 연구인력 및 시설이 임계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므로 권역별로 하나씩만 특구를 지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접근하면 광주와 대구가 가장 유력한 과학기술특구 후보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병화〈조선대경제학과 교수·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필자는 약 4년 반 전, 당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광주첨단과학단지에서 지역기업인들과 대화를 갖는 자리에서 이같은 건의를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특구로 지정하여 영어 좀 쓰게 한다고 지역발전이 되겠습니까”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오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대선주자가 미래 국가발전을 선도할 과학비즈니스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대선주자는 과학신도시 건설보다는 광주와 대구 등 기존의 과학도시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방법상의 차이는 있지만 지식과 기술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과학기술도시를 육성하겠다는 기본방향에는 일치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유력 대선주자들이 과학도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부분적으로 지난 4년 반 동안 광주와 대구 등이 투쟁해온 결과물이다. 우리 광주는 지난 4년 반 동안 연구개발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정부와 줄기차게 싸워 왔다. 구체적 사례가 대구광역시와의 공동 보조다.
필자는 2003년 초, 우리나라의 산업이 충청·영남·호남 등 권역별로 균형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대덕·대구·광주를 과학기술특구로 지정하자는 내용의 ‘내륙거점도시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 뒤 대구광역시 정무부시장에게 보내 양 도시간의 정책공조를 제안했다. 이후 양 도시는 국토연구원에 공동용역을 의뢰하고 연구를 진행해가면서 광주 및 대구에서 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광주와 대구출신 국회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중간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영호남 협력은 일회성 행사나 구호에 그쳤지만 기술특구에 대한 정책공조는 최초의 실질적인 협력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광주와 대구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는 충청권의 대덕연구개발 특구 정책만을 고수해 왔다. 광주와 대구의 과학기술특구는 다음 정부에서나 실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선이 불과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역사회는 다시 한번 광주과학기술특구 지정에 대해 지역의 입장을 냉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먼저, 과학기술특구로 지정받는 것이 지역발전에 꼭 필요한가 하는 문제다.
필자의 대답은 아직도 ‘그렇다’이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첨단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이 정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필수적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어떤 형태의 특구인가 하는 문제다. 그간 연구개발특구 지정은 주로 정부의 연구개발예산 지원에 집중되어 지역간 경합이 극심했다. 그러나 특구는 이러한 정부예산의 지원보다 일부 예외적인 제도가 적용되는 지역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식 및 기술이 자유롭게 창출되고 이를 산업화하는데 걸림돌이 돼온 모든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지역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교육 및 의료기관을 유치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서비스분야 외국인 투자를 막는 현행 국내제도의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다. 세계적 명문 교육기관을 유치할 경우 조기유학으로 야기되고 있는 사회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왜 광주가 포함되어야 하는가의 문제다. 특구 지정에 절대적인 원칙은 없다. 광주와 대구 이외에도 포항과 강릉 등이 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어느 도시를 특구로 지정할 것인가는 정책적 판단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특구 지정이 지역경제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자격요건이 있어야 한다. 첫째, 교육기반은 단시간 내에 물리적으로 확충할 수 없으므로 교육시설이 발달된 교육도시여야 한다. 둘째, 도시기반이 잘 갖추어진 지역이어야 하므로 인구가 일정 규모 이상이어야 한다. 셋째, 권역 내에 입지한 모든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권역의 중심부에 위치하여야 한다. 넷째, 연구인력 및 시설이 임계수준 이상이 되어야 하므로 권역별로 하나씩만 특구를 지정하여야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접근하면 광주와 대구가 가장 유력한 과학기술특구 후보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병화〈조선대경제학과 교수·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