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불균형과 국가적 불균형
2007년 05월 20일(일) 18:50 가가
주요국간 무역 불균형의 지속으로 심화되고 있는 세계적 불균형(Global Imbalance)은 국제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뇌관이 제거되기 전까지 광주·전남지역도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사전 대비와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간 확대되어 2006년 GDP의 6.6% 수준인 8천70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7.2% 수준인 1천840억 달러로, 일본은 GDP의 3.7%인 1천670억 달러로 늘어났다. 그 결과 중국과 일본은 2006년 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각각 1조700억 달러와 약 9천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 달러화가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이런 불균형이 유지될 수 있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추계에 의하면 실질실효환율이 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순 해외부채가 2006년 세계 총 GDP의 8% 수준(미국 GDP 대비 26%)에서 오는 2011년 세계 총 GDP의 15% 수준(미국 GDP 대비 5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외채무 누증이 방치되면 언젠가는 투자가들이 미 달러화의 가치에 의구심을 갖게 되어 보유를 기피하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으면 세계경제를 심각하게 후퇴시킬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불균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요국간 사전적인 정책협조가 바람직하다며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IMF 등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경상수지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GDP 대비 3% 내외까지 축소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을 10∼20% 정도 절하시키고 재정 적자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과 일본은 자국통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상응한 수준으로 절상되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예측과 주문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대내문제에 우선하며 세계적 불균형 해소를 위한 행동은 미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동요가 현실화돼야만 비로소 해당 정부들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전남지역 기업과 투자가들은 세계적 불균형의 변화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환 위험노출 관리 등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세계적 불균형 이외에도 국가적 불균형 (National Imbalance)의 해소가 또 다른 당면과제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60년 21%에서 2004년 48%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11년께에는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년 내에 국민 2명중 1명이 수도권에 거주하게 된다는 의미다.
수도권 집중의 심화는 지방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성장에도 지장을 주게 되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토면적의 2%에 불과한 서울을 비롯 수도권 중심지역에 국민의 39%가 사는 사회가 정상일 수는 없다. 과도한 인구집중으로 인해 교통혼잡, 환경오염, 주택문제 등의 사회적 비용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 경제적 비용도 갈수록 증가하여 수도권 집중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는 ‘집적의 이익’이 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지역에 산업의 과잉 집중돼 집적의 이익이 소멸되면 다른 지역에 새로운 산업집적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해 지방에는 생산거점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는 기업들이 해외로 가지 않고 우리지역으로 이전하도록 경쟁우위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지역이 교육, 의료, 문화, 교통, 주거 환경 등의 측면에서 국제적인 도시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어야 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으로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미국은 경상수지 적자가 장기간 확대되어 2006년 GDP의 6.6% 수준인 8천700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중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7.2% 수준인 1천840억 달러로, 일본은 GDP의 3.7%인 1천670억 달러로 늘어났다. 그 결과 중국과 일본은 2006년 말 기준 외환보유고가 각각 1조700억 달러와 약 9천억 달러로 증가했다.
미 달러화가 국제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이런 불균형이 유지될 수 있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추계에 의하면 실질실효환율이 변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순 해외부채가 2006년 세계 총 GDP의 8% 수준(미국 GDP 대비 26%)에서 오는 2011년 세계 총 GDP의 15% 수준(미국 GDP 대비 5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외채무 누증이 방치되면 언젠가는 투자가들이 미 달러화의 가치에 의구심을 갖게 되어 보유를 기피하게 될 것이며 이럴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으면 세계경제를 심각하게 후퇴시킬 위험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시장 메커니즘에 의해 불균형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주요국간 사전적인 정책협조가 바람직하다며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IMF 등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경상수지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GDP 대비 3% 내외까지 축소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을 10∼20% 정도 절하시키고 재정 적자도 대폭 축소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과 일본은 자국통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상응한 수준으로 절상되도록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예측과 주문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대내문제에 우선하며 세계적 불균형 해소를 위한 행동은 미루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동요가 현실화돼야만 비로소 해당 정부들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전남지역 기업과 투자가들은 세계적 불균형의 변화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환 위험노출 관리 등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세계적 불균형 이외에도 국가적 불균형 (National Imbalance)의 해소가 또 다른 당면과제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60년 21%에서 2004년 48%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11년께에는 5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년 내에 국민 2명중 1명이 수도권에 거주하게 된다는 의미다.
수도권 집중의 심화는 지방의 침체를 가속화시킬 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성장에도 지장을 주게 되어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토면적의 2%에 불과한 서울을 비롯 수도권 중심지역에 국민의 39%가 사는 사회가 정상일 수는 없다. 과도한 인구집중으로 인해 교통혼잡, 환경오염, 주택문제 등의 사회적 비용이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인건비와 물류비 등 경제적 비용도 갈수록 증가하여 수도권 집중의 이유로 제시하고 있는 ‘집적의 이익’이 사라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정지역에 산업의 과잉 집중돼 집적의 이익이 소멸되면 다른 지역에 새로운 산업집적이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해외로 생산거점을 이전해 지방에는 생산거점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정책과제는 기업들이 해외로 가지 않고 우리지역으로 이전하도록 경쟁우위 조건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지역이 교육, 의료, 문화, 교통, 주거 환경 등의 측면에서 국제적인 도시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어야 하며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으로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전 광주시 정무부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