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속 농기계가 된 경운기
2025년 05월 11일(일) 19:20 가가
[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70년대 농업 발전 큰 기여…환경 변화에 맞는 농기계 개발 중요
70년대 농업 발전 큰 기여…환경 변화에 맞는 농기계 개발 중요
1980년대 후반 웬만한 농가엔 경운기 한 대씩은 있었다. 소나 사람을 대신해 ‘열일’했던 경운기는 만능에 가까웠다. 쟁기를 달아 논밭을 갈고, 로터리로 흙을 잘게 부수는가 하면 탈곡기를 연결해 벼를 털어 내기로 했다. 소보다 힘도 좋고 일도 잘했다. 농부에게는 농기계이자 자가용이었다.
경운기는 괭이와 쟁기를 대신해 논과 밭을 가는 보행 트랙터로, 1920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아서 클리포드 하워드가 발명했다. 구조만 보면 ‘견인력(Traction)을 일으키는 기계’인 트랙터(Tractor)의 일종으로 앞에 달린 엔진과 바퀴 두 개가 달린 부분만 ‘경운기’이고, 짐칸은 트레일러라고 불러야 맞다. 농촌에서는 이 트레일러를 달아놓는 경우가 많아서 본체에 트레일러까지 합친 것을 경운기로 부르지만 말이다.
우리 농촌이 구루마(소가 끄는 수레)와 리어카 시대를 마감하고 경운기를 도입한 것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을 통해 농업기계화가 추진되면서다. 1960년대부터 일본에서 도입, 보급되기 시작해 농업기계화에 중요한 기능을 해왔다. 특히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진행한 농기계보급사업은 경운기 확산의 계기가 됐고, 농업 발전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급 초기에는 밭을 가는 용도보다는 주로 운반용으로 사용했다. 시골길이 좁고 비포장이어서 적당한 운송수단이 없어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안성맞춤이었다. 운반작업에 알맞게 엔진출력이 6마력에서 8∼10마력으로 커진 것도 이러한 이유다.
그런데 이런 혁명적인 농기계도 점차 쇠퇴기를 맞는다. 트랙터가 등장하면서다. 농사가 더욱 기계화하고 대형화·규모화한 데 따른 것이다. 경운기 이상으로 견인력이 세지면서 더욱 다양한 일이 가능했다.
농사에 있어 트랙터로 가능한 작업은 무궁무진하다. 작물을 심기 전 토양을 고르게 펼치는 작업인 로터리에 이용된다. 경작기를 연결하면 모판 수확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쟁기질에도 유용하다. 쟁기날을 장착하면 굳은 토양을 부드럽고 느슨하게 만드는 작업에 이용하며, 경작지의 풀을 해쳐 작물의 비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경작지의 관개 작업에도 쓰이는데, 트랙터에 백호를 연결하면 여러 가지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굴착기로 경작지의 흙을 팔 수 있어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곡류와 옥수수, 견과류 등의 수확기로 작물을 수확할 때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준다.
이 외에도 견인 트레일러나 왜건을 장착하면 건초 더미를 옮기는 간단한 작업부터 수확한 작물의 지역 간 운반까지 담당하는 등 농장의 다양한 작업과 관리에 필수적인 기계다.
하지만 농업의 쇠퇴와 함께 농기계 사정도 변하고 있다. 농촌에 가보면 방치된 경운기가 부지기수고, 읍·면 지역의 농기계상에는 녹슨 채 주차돼 있는 트랙터를 쉽게 볼 수 있다. 농촌 인구가 고령화되고 하릴없이 대단위로 집적화되면서 경운기의 쓸모가 줄어들고 트랙터마저 그 수가 줄어든 탓이다.
농기계의 소형화와 다양화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퇴비살포기로 가축분퇴비, 유박, 마늘 전용 비료 등을 살포하고, 기계로 마늘쪽을 분리해서 마늘을 심고, 겨울이 되면 동해 방지를 위해 부직포를 덮어 주는 시대다. 특히 대규모 논농사보다 원예작물 등 밭농사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 이에 맞게 농기계가 다변화하고 있다.
경운기에서 트랙터, 트럭까지 농기계의 역사가 급속하게 변했다. 동시에 농사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농기계 구매와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이래저래 생산비는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내려 농사짓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농기계 개발과 사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bigkim@kwangju.co.kr
그런데 이런 혁명적인 농기계도 점차 쇠퇴기를 맞는다. 트랙터가 등장하면서다. 농사가 더욱 기계화하고 대형화·규모화한 데 따른 것이다. 경운기 이상으로 견인력이 세지면서 더욱 다양한 일이 가능했다.
농사에 있어 트랙터로 가능한 작업은 무궁무진하다. 작물을 심기 전 토양을 고르게 펼치는 작업인 로터리에 이용된다. 경작기를 연결하면 모판 수확에 드는 시간을 절약할 수도 있다.
쟁기질에도 유용하다. 쟁기날을 장착하면 굳은 토양을 부드럽고 느슨하게 만드는 작업에 이용하며, 경작지의 풀을 해쳐 작물의 비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경작지의 관개 작업에도 쓰이는데, 트랙터에 백호를 연결하면 여러 가지 장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굴착기로 경작지의 흙을 팔 수 있어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곡류와 옥수수, 견과류 등의 수확기로 작물을 수확할 때 작업 속도와 정확도를 높여준다.
이 외에도 견인 트레일러나 왜건을 장착하면 건초 더미를 옮기는 간단한 작업부터 수확한 작물의 지역 간 운반까지 담당하는 등 농장의 다양한 작업과 관리에 필수적인 기계다.
하지만 농업의 쇠퇴와 함께 농기계 사정도 변하고 있다. 농촌에 가보면 방치된 경운기가 부지기수고, 읍·면 지역의 농기계상에는 녹슨 채 주차돼 있는 트랙터를 쉽게 볼 수 있다. 농촌 인구가 고령화되고 하릴없이 대단위로 집적화되면서 경운기의 쓸모가 줄어들고 트랙터마저 그 수가 줄어든 탓이다.
농기계의 소형화와 다양화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퇴비살포기로 가축분퇴비, 유박, 마늘 전용 비료 등을 살포하고, 기계로 마늘쪽을 분리해서 마늘을 심고, 겨울이 되면 동해 방지를 위해 부직포를 덮어 주는 시대다. 특히 대규모 논농사보다 원예작물 등 밭농사가 대세가 되고 있는데, 이에 맞게 농기계가 다변화하고 있다.
경운기에서 트랙터, 트럭까지 농기계의 역사가 급속하게 변했다. 동시에 농사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농기계 구매와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이래저래 생산비는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내려 농사짓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더 효율적이고 안전한 농기계 개발과 사용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