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궁 선수단 “슬로우시티·민주화 도시에 반했다”
2025년 09월 11일(목) 20:40 가가
광주시관광공사, 이집트·에콰도르 선수단 ‘호스트 시티투어’ 진행
5·18묘지·양림동 펭귄마을·담양 죽녹원 등 찾아 역사·자연 만끽
5·18묘지·양림동 펭귄마을·담양 죽녹원 등 찾아 역사·자연 만끽
광주와 담양을 찾은 세계 양궁 선수단이 호남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며 슬로우 시티와 민주화 도시의 매력을 몸소 느꼈다.
11일 광주시관광공사가 주관한 ‘호스트 시티투어’ 에 참석한 이집트와 에콰도르 선수단 7명은 이날 5·18 민주광장, 전일빌딩, 양림동 펭귄마을, 담양 죽녹원 등을 찾아 문화와 역사를 느끼고 자연의 풍광을 오롯히 즐겼다.
죽녹원의 대숲을 거닌 이집트 선수단은 “하늘로 곧게 뻗은 대나무가 장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점심으로 맛본 죽통밥과 떡갈비도 호평을 받았다.
이집트의 자나 알리는 “대나무에 밥이 담겨 나오는 게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우리는 무슬람이라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데 소고기로 만든 떡갈비도 맛있었다”고 말했다.
아메드 사마 이집트 양궁조직위 부회장도 연신 휴대폰으로 영상을 남기며 “카이로는 나일강 주변을 빼면 대부분 사막인데, 이곳은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다시는 보기 힘든 풍경을 많이 담아가려 한다”고 했다.
대부분 해외 선수단은 본업은 따로 있고 양궁은 병행하고 있는 등 엘리트 스포츠로 자리잡은 한국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분위기였다.
이집트 국가대표 바하 암(Bahaa amr)은 의사로 일하면서도 선수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이집트에서는 양궁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정부가 대표팀에는 투자하지만 선수 개인에게 별도 수입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장비와 대회 출전비용을 선수 스스로 마련해야 해 다른 직업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나 알리도 그래픽디자이너로서의 꿈을 위해 대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아메드 부회장도 이집트의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시 동구 전일빌딩245를 찾아 탄흔을 직접 살펴보고 남구 양림동 고택과 공예 거리 등을 둘러본 에콰도르 선수단은 80년대 복장을 입어보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달고나 뽑기’ 등을 체험하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파블로 또랄은 “오징어게임을 봤는데 똑같이 우산 모양을 보고, 아 이건 고르면 안되는 거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지막 장소로 광주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이들은 “듣기만 했던 민주화의 도시라는 점이 생생히 다가왔다”며 숙연한 분위기 속에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관에서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학생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학살됐던 80년 광주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본 이들은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묘지 앞 분향소에서 참배한 뒤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묘 등을 찾았다.
이날 전통문화·역사 체험을 한 참가자들은 “한 나라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메드는 2010년 일어났던 이집트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설명하며 “이집트에서는 30년 동안 집권한 대통령이 있었고, 시민들이 타흐리르 광장에 200만명이 넘게 모여서 정권을 바꿀 수 있었다.경찰은 철수해버려서 우리 스스로 집을 지켜야 했고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기억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매년 그들을 기리고,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많은 생명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와 자유가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를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의 파블로 또랄은 “그런 참혹한 일을 겪었는데도 이를 극복하고 자부심을 갖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고 에디 에콰도르 양궁 연맹 회장은 “자유와 민주화를 회복하기 위해 희생한 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후손들의 노력이 깊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타냐도 “민주화 승리를 기념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런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점이 대비되어 더욱 크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김진아 기자 jinggi@
/특별취재팀 사진=박연수 기자 training@
11일 광주시관광공사가 주관한 ‘호스트 시티투어’ 에 참석한 이집트와 에콰도르 선수단 7명은 이날 5·18 민주광장, 전일빌딩, 양림동 펭귄마을, 담양 죽녹원 등을 찾아 문화와 역사를 느끼고 자연의 풍광을 오롯히 즐겼다.
이집트의 자나 알리는 “대나무에 밥이 담겨 나오는 게 신기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싶었다. 우리는 무슬람이라 돼지고기는 먹지 않는데 소고기로 만든 떡갈비도 맛있었다”고 말했다.
아메드 사마 이집트 양궁조직위 부회장도 연신 휴대폰으로 영상을 남기며 “카이로는 나일강 주변을 빼면 대부분 사막인데, 이곳은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다시는 보기 힘든 풍경을 많이 담아가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집트에서는 양궁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정부가 대표팀에는 투자하지만 선수 개인에게 별도 수입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장비와 대회 출전비용을 선수 스스로 마련해야 해 다른 직업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나 알리도 그래픽디자이너로서의 꿈을 위해 대학교를 다니고 있으며, 아메드 부회장도 이집트의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시 동구 전일빌딩245를 찾아 탄흔을 직접 살펴보고 남구 양림동 고택과 공예 거리 등을 둘러본 에콰도르 선수단은 80년대 복장을 입어보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달고나 뽑기’ 등을 체험하며 색다른 경험을 했다.
파블로 또랄은 “오징어게임을 봤는데 똑같이 우산 모양을 보고, 아 이건 고르면 안되는 거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마지막 장소로 광주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한 이들은 “듣기만 했던 민주화의 도시라는 점이 생생히 다가왔다”며 숙연한 분위기 속에 발걸음을 옮겼다.
전시관에서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수많은 학생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학살됐던 80년 광주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본 이들은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묘지 앞 분향소에서 참배한 뒤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 주인공 문재학 열사의 묘 등을 찾았다.
이날 전통문화·역사 체험을 한 참가자들은 “한 나라의 자연과 문화, 역사를 보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메드는 2010년 일어났던 이집트 대규모 민주화 시위를 설명하며 “이집트에서는 30년 동안 집권한 대통령이 있었고, 시민들이 타흐리르 광장에 200만명이 넘게 모여서 정권을 바꿀 수 있었다.경찰은 철수해버려서 우리 스스로 집을 지켜야 했고 매우 힘든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기억하는 건 아주 중요하다. 매년 그들을 기리고,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수많은 생명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와 자유가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를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의 파블로 또랄은 “그런 참혹한 일을 겪었는데도 이를 극복하고 자부심을 갖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고 에디 에콰도르 양궁 연맹 회장은 “자유와 민주화를 회복하기 위해 희생한 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는 후손들의 노력이 깊이 다가왔다”고 밝혔다.
타냐도 “민주화 승리를 기념하는 자세가 인상적이었다”며 “자신의 나라에서는 그런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점이 대비되어 더욱 크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특별취재팀=김진아 기자 jinggi@
/특별취재팀 사진=박연수 기자 tra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