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 1개 뿐인 장비 … 자동차 자율주행 현실감 ‘생생’
2025년 09월 11일(목) 19:20 가가
광주 인공지능집적단지 AI 핵심 장비 ‘드라이빙시뮬레이터’ 체험 해보니
눈길·빗길·야간·혼잡구간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자율주행 테스트
상용화 마지막 관문 통과하는 국내 대표 검증 허브 자리매김할 듯
눈길·빗길·야간·혼잡구간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자율주행 테스트
상용화 마지막 관문 통과하는 국내 대표 검증 허브 자리매김할 듯


11일 광주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내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시뮬레이션 차량에 탑승해 직접 운행을 체험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비 내리는 야간 램프구간(고속주행 도로와 일반 도로를 연결하는 통로)에 진입하자 차체가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이 떨리고 안전벨트가 몸을 세게 잡아챘다.
11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광주시 북구 첨단3지구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 올라 실제 고속도로 같은 환경에서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체험했다.
제2경인고속도로 청라 구간을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한 코스였다. 화면에는 360도로 펼쳐진 100인치 모니터 8개가 밤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비쳤고, 곡선 램프에선 젖은 노면의 미끄러짐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졌다.
램프구간에 진입하자 눈보라가 몰아치듯 장면이 바뀌었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되자 차량은 알아서 달렸지만, 곧 비상등을 켠 앞차를 만나 급제동 장치가 작동했다.
강한 충격에 차체가 덜컥 멈춰 서자 시뮬레이터 운영자는 “급제동이 불편을 유발한다”며 알고리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자율주행이 풀리자 수동으로 차선을 바꿔 빠져나갔다. 결빙노면에서 바퀴가 헛도는 진동과 차체의 가벼운 테일 스윙(뒷바퀴 미끄러짐)까지 구현한 뒤 시나리오가 종료됐다.
광주시 첨단3지구 인공지능집적단지에 구축된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한 상태로 다양한 주행 상황을 가상 현실로 구현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검증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DIL), ‘실제 차량 시뮬레이터’(VIL), ‘가상환경 생성 시뮬레이터’(SIL)로 구성돼 있다.
112억원의 예산으로 2021년 9월부터 조성에 들어간 이 장비는 자율주행 개발의 핵심 장비로 운전자가 직접 타는 DIL(Driver in the Loop)과 소프트웨어만으로 조건을 바꾸는 SIL(Software in the Loop) 을 한곳에 묶은 통합형 장비다.
실외 시험이 어려운 사고·악천후·야간 상황을 실내에서 반복 재현해 알고리즘을 조기에 손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핵심 성능은 생생한 ‘현실감’이다. 9개 축 모션 플랫폼이 앞·뒤·좌·우·상·하 움직임과 회전을 동시에 만들어 최대 0.9G(가속도)의 복합 가속을 구현한다.
눈길, 빗길, 야간, 혼잡구간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자율주행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이 장비는 “BMW, 르노, 미국 자동차연구소 정도만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이런 통합형 실내 검증 장비가 있는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는 것이 운영진의 설명이다.
실제 차량을 원형 캐빈(플랫폼)을 얹어 복합 움직임을 구현한다는 게 운영진의 설명이다. X축 20m, Y축 7m 레일에서 전후·좌우 슬라이딩을 하면서 미끄러짐과 제동 이동을 구현한다.
실제 지형·표지 데이터를 디지털로 가상화해 곡률과 경사가 화면·모션과 동기화된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GPS 신호를 가상현실로 구성해 실차 센서에 입력하고, 운전자의 시선·심박 등 반응 데이터도 동시에 수집해 분석한다.
‘사람 대 AI’ 비교도 가능하다. 대형과 소형 시뮬레이터를 네트워크로 엮어 같은 장면을 동시에 돌리면 한 쪽은 자율주행, 다른 쪽은 사람이 조작할 수 있다. 동일 조건에서 제동 시점·차선 복귀·가속 회복 등 차이를 수치로 확인해 안전을 검증한다.
실제 차량을 가상도로에 연결하는 VIL (Vehicle in the Loop) 장비도 구축돼 있다. 실차 기반 성능시험은 직진 시속 170㎞, 조향 각도 ±10° 범위에서 이뤄진다.
광주는 타 시도의 시험장비와 달리 실내에서 위험 장면을 안전하게 무한 반복하고, 국가 AI데이터센터와 연계해 대용량 학습·검증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기반조성본부장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의 가치는 위험을 통제 가능한 실험으로 바꾸고, 실차·가상·소프트웨어를 한 번에 돌려 개발 속도를 높이며 시험 비용과 사고 위험을 낮춘다는 데 있다”면서 “광주가 자율주행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국내 대표 검증 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11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광주시 북구 첨단3지구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 올라 실제 고속도로 같은 환경에서 자율주행 시나리오를 체험했다.
램프구간에 진입하자 눈보라가 몰아치듯 장면이 바뀌었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되자 차량은 알아서 달렸지만, 곧 비상등을 켠 앞차를 만나 급제동 장치가 작동했다.
강한 충격에 차체가 덜컥 멈춰 서자 시뮬레이터 운영자는 “급제동이 불편을 유발한다”며 알고리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자율주행이 풀리자 수동으로 차선을 바꿔 빠져나갔다. 결빙노면에서 바퀴가 헛도는 진동과 차체의 가벼운 테일 스윙(뒷바퀴 미끄러짐)까지 구현한 뒤 시나리오가 종료됐다.
112억원의 예산으로 2021년 9월부터 조성에 들어간 이 장비는 자율주행 개발의 핵심 장비로 운전자가 직접 타는 DIL(Driver in the Loop)과 소프트웨어만으로 조건을 바꾸는 SIL(Software in the Loop) 을 한곳에 묶은 통합형 장비다.
실외 시험이 어려운 사고·악천후·야간 상황을 실내에서 반복 재현해 알고리즘을 조기에 손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핵심 성능은 생생한 ‘현실감’이다. 9개 축 모션 플랫폼이 앞·뒤·좌·우·상·하 움직임과 회전을 동시에 만들어 최대 0.9G(가속도)의 복합 가속을 구현한다.
눈길, 빗길, 야간, 혼잡구간 등 다양한 시나리오로 자율주행을 테스트 할 수 있는 이 장비는 “BMW, 르노, 미국 자동차연구소 정도만 보유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이런 통합형 실내 검증 장비가 있는 곳은 광주가 유일하다”는 것이 운영진의 설명이다.
실제 차량을 원형 캐빈(플랫폼)을 얹어 복합 움직임을 구현한다는 게 운영진의 설명이다. X축 20m, Y축 7m 레일에서 전후·좌우 슬라이딩을 하면서 미끄러짐과 제동 이동을 구현한다.
실제 지형·표지 데이터를 디지털로 가상화해 곡률과 경사가 화면·모션과 동기화된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GPS 신호를 가상현실로 구성해 실차 센서에 입력하고, 운전자의 시선·심박 등 반응 데이터도 동시에 수집해 분석한다.
‘사람 대 AI’ 비교도 가능하다. 대형과 소형 시뮬레이터를 네트워크로 엮어 같은 장면을 동시에 돌리면 한 쪽은 자율주행, 다른 쪽은 사람이 조작할 수 있다. 동일 조건에서 제동 시점·차선 복귀·가속 회복 등 차이를 수치로 확인해 안전을 검증한다.
실제 차량을 가상도로에 연결하는 VIL (Vehicle in the Loop) 장비도 구축돼 있다. 실차 기반 성능시험은 직진 시속 170㎞, 조향 각도 ±10° 범위에서 이뤄진다.
광주는 타 시도의 시험장비와 달리 실내에서 위험 장면을 안전하게 무한 반복하고, 국가 AI데이터센터와 연계해 대용량 학습·검증 체계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곽재도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 기반조성본부장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의 가치는 위험을 통제 가능한 실험으로 바꾸고, 실차·가상·소프트웨어를 한 번에 돌려 개발 속도를 높이며 시험 비용과 사고 위험을 낮춘다는 데 있다”면서 “광주가 자율주행 상용화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국내 대표 검증 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