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아들·며느리…가족 6명 호남대 동문 탄생 눈길
2025년 03월 05일(수) 20:45
만학도 최영복씨, 드림라이프대 입학…며느리도 올해 편입
“온 가족 함께 배움 나누고 봉사활동·행사도 적극 참여할 것”

2025학번 만학도로 호남대 드림라이프대학에 입학한 최영복(가운데)씨와 늦깎이로 편입한 최씨의 며느리 김주영(왼쪽)씨, 최씨의 둘째 아들 김창승 호남대 총동창회장. <호남대 제공>

직계가족 6명이 모두 호남대 동문이 돼 화제다. 지난 4일 열린 호남대학교 2025년도 입학식에서 최영복(여·70)씨가 드림라이프대학(만학도를 위한 단과대학)에 2025학번 새내기로 입학했고, 며느리 김주영(44)씨가 관광경영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이로써 최영복 씨 부부, 큰 아들 내외, 둘째 아들 내외가 동문 가족이 됐다.

“50여년 만에 다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손자들에게 자랑스러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4년 동안 열심히 다녀 꼭 무사히 졸업하고 싶습니다.”

드림라이프대학 김치발효트랙에 입학한 최 씨는 전남대학교에 입학한 큰 손자와 같은 대학 새내기가 됐다며 기뻐했다. 그는 입학 후 미술, 문화 연출, 파크 골프 등 여러 과목을 배울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1976년 광주여상을 졸업한 최 씨는 두 아들을 뒷바라지하며 공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릴 적 어려운 가정형편과 여건으로 대학교에 다니지 못했던 그는 네 명의 손자들을 키우며 배우고 싶은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특히 최 씨는 일주일에 두 번 새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남편과 아들이 졸업한 학교에 며느리와 같이 다닐 수 있게 돼 신기해요. 앞으로 가족들과 함께 배움을 나누며 즐겁게 학교에 다니고 싶습니다.”

그가 대학교에 입학하는 데는 둘째 아들 김창승(46)씨의 영향이 컸다. 호남대 경제학과를 졸업, 호남대 총동창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창승 씨는 어머니에게 대학교 입학을 권유했다.

“무기력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고 싶었어요. 마침 제가 졸업한 학교에 만학도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추천해드렸습니다. 면접 준비하시면서 저에게 어떤 말씀도 안 하셨는데, 당당하게 합격해 입학하시니 뿌듯합니다.”

최 씨의 남편 김원천(74)씨도 호남대 부동산학과 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큰 아들 김창효(48)·큰 며느리 곽선아(47)씨 부부도 일본어학과를 졸업했다. 또 둘째 며느리인 김주영 씨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창승 씨를 옆에서 지켜보며 배움에 대한 열정이 생겼고 올해 편입하게 됐다.

가족들은 대를 이어 호남대 가족이 돼 뜻깊다고 입을 모았다. 창승 씨는 “모교를 사랑하는 동문회장으로서 모든 가족들이 호남대 출신이 돼 호대인 자부심이 더 생겼고 감사하다”며 “앞으로 모교 봉사활동, 각종 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며 동문의식을 발휘해 더 끈끈한 가족애를 다지겠다”고 말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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