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앤아이’ 낙원 대표 “성소수자들 당당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기를”
2022년 02월 09일(수) 00:00
광주 첫 성소수자 상담센터 개소
혐오·차별 시선에 고민하는 이들
심리·정서적 지원·커뮤니티 연결
차별금지법 촉구·제도 개선 활동
성소수자 인권 향상에도 힘써
“자신의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여러분께 한 발짝 용기를 내서 상담을 받고,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큐앤아이를 통해 자기 존재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기댈 곳 없는’ 광주·전남 지역 성소수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연대하는 특별한 상담센터가 있다.

광주 최초로 설립된 성소수자 상담센터 ‘큐앤아이’에서는 4명의 상담사가 성소수자들의 마음 속 깊은 고민을 들어주고 있다.

낙원(가명) 큐앤아이 대표는 “자기 성적 정체성과 지향성, 가족이나 주변 친구들과의 인간관계, 차별과 혐오로부터 받는 압박감과 스트레스 등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큐앤아이는 지난해 4월 광주 광산구 도산동에서 개소해 광주·전남 지역 성소수자들의 상담 창구 역할을 맡아 왔다. 최근 한달 간 휴식기를 가진 큐앤아이는 이달 초 다시 문을 열었다.

낙원 대표는 “그동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는 성소수자 관련 커뮤니티와 상담 센터가 많이 있었지만, 지역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며 “성소수자는 어느 지역에나 있다. 지역 성소수자들이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서울을 찾아가는 것조차 힘들어지는 걸 보고 광주에도 상담센터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퀴어 문화 축제’도 크게 열리고, 많은 공동체가 활동하고 있어 자신을 드러내기도 편하고 인권도 크게 존중받아요. 광주에서는 지난 2019년 이후 관련 축제도 열리지 않고 있고, 여전히 혐오와 차별의 시선이 남아있어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많아요. 그게 힘들어서 서울로 떠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큐앤아이에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5여건의 상담 요청이 들어왔다. 큐앤아이는 고민을 듣고 심리·정서적으로 지원해 줄 뿐 아니라 다른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발굴해 연결해 주는 등 다양한 도움을 줘 왔다.

낙원 대표는 “상담을 하면서 제가 몰랐던 또 다른 성소수자들의 삶의 영역도 알게 된다. 나 스스로에게도 성장 발판이 된다”며 “상담을 받고 난 뒤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센터를 나서는 걸 보면 희망도 생기고,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큐앤아이는 성소수자 인권 향상 운동 커뮤니티도 겸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보태거나 성소수자 인권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 GV(감독과의 대회) 행사를 주최하는 등 각종 인권운동 퍼포먼스나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성별과 학력, 종교, 성적 지향성 등으로 차별받는 약자들이 많아요.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지향성을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라요. 서로 연대하면서 보장되지 못하는 권리를 하나하나 찾아나가야 전체적인 인권이 증진될 거라 생각합니다.”

낙원 대표는 또 “큐앤아이와 함께 활동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달라. 뜻에 동참하는 연대의 행렬이 이어지길 꿈꾼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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