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꿈꾸면서도, 쉽사리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는 예비 청년 창업가들이 많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15~39세) 37.5%는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창업에 나선 경우는 12.2%에 그쳤다. 경험과 경력이 짧은 탓에 사업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두려움도 큰 것이다.

이들을 위해 발벗고 나선 ‘우리 동네 창업 선생님’이 있다. 김승일(55)씨는 올해 고용노동부와 담양군이 함께 진행 중인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사업 ‘6948제조경영개선’에 참여했다. 이 사업은 5060 퇴직전문인력이 지역 창업가들에게 회계, 노무, 마케팅 등을 자문해 주는 사업이다.

그는 6개월에 걸쳐 다른 5명의 전문 경력 퇴직자들과 함께 지역 청년 창업자, 자영업자의 사업을 자문해 줬다. 멘토들은 공무원부터 사업가까지 다양한 이들로 구성됐다.

“제 경험을 다음 세대, 아들·딸들을 위해 물려줄 수 있다는 건 값진 일이라 생각해요. 저로 인해 다른 이들이 배움을 얻을 수 있다니 기쁘죠.”

김씨는 지난 1월 6년 동안 운영하던 카페를 뒤로 하고 담양으로 귀농한 ‘새내기 귀농인’이다.

하지만 사업 분야에서는 다르다. 광주에서 행사기획, 학원, 카페 등 다양한 사업을 해 온 터라 잔뼈가 굵은 것. 그는 우연히 이번 사업을 접하고, 고군분투했던 지난 경험과 경력을 자원으로 미래 세대를 도와줄 수 있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다.

“취업이 날로 어려워지는 요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두려움’이 굉장히 큽니다. 사업이 잘 될지 막연한 불안함은 물론 예산 짜는 법, 관계 맺는 법 등 모르는 게 많기 때문이에요.”

김씨는 사업을 통해 청년 10명을 만났다. 이들에게 창업 전에 꼭 필요한 준비 사항과 사업 계획 짜는 법, 마케팅 방법, 인테리어 비용 산정하는 법, 업자들과 소통하는 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줬다.

최근 이들이 죽녹차, 죽순비빔밥 등 담양 특산물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창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어느 때보다 뿌듯하고 고마웠다”고 한다.

김씨는 “오히려 내가 얻은 게 많다”며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게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하는 경우도 잦았다. 요즘 젊은이들의 패턴에 맞춰 마케팅 흐름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도리어 배운 점도 많았다”고 웃었다.

이어 “무엇보다 멘토 역할을 하며 쭉 이어질 수 있는 소중한 인연을 만들 수 있어 좋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도 창업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감내해야 할 여러 어려움이 있어요. 하지만 꿈을 가진 청년 여러분들이 끊임없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많은 이들이 우리 다음 세대에게 지식을 물려주는 데 함께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