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한숨·황홀…보통사람이 겪는 ‘반전이야기’
2020년 06월 12일(금) 00:00 가가
내 생에 가장 큰 축복
성석제 지음
성석제 지음
소설가 성석제는 우리 시대의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꼽힌다. 그가 펴낸 소설들은 이야기가 술술 읽히며 특유의 ‘글맛’도 느끼게 해준다.
장·단편을 통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의 장기가 발휘되는 장르 중 하나가 단편보다 짧은 초단편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한 문체와 스토리가 빛을 발한다. 흔히 엽편(葉篇)소설이라 불리는 초단편소설은 ‘나뭇잎 넓이 정도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뜻이다. 손바닥 크기 분량의 소설을 뜻하는 장편(掌篇)으로도 불리며 꽁트라는 용어로 번역되기도 한다. 보통 책 5~6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재미나는 인생’,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등 짧은 소설집을 펴냈던 성석제가 신작 ‘내 생애 가장 큰 축복’을 출간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문화교양지 월간 ‘샘터’에 ‘만남’을 주제로 연재됐던 글을 모은 짧은 소설집이다.
책에 등장하는 40편의 짧은 소설에는 사람사는 이야기, 여행 이야기, 음식 이야기, 친구 이야기 등 우리 보통 사람들이 겪는 모든 일상이 담겼다. 소설인듯, 수필인듯 써내려간 글에는 누군가의 추억과 한숨, 눈물, 웃음, 한숨, 황홀했던 순간이 담겼다. 가볍고 일상적인 소재로 만들어낸 이야기들은 예상을 깬 반전을 담고 있다. 짧은 글을 읽다보면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무릎을 치게 되기도 하고, 코끝이 찡해지기도 한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책에서는 군대에서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라디오 일병 구하기’, 보복 운전에 얽힌 이야기 ‘오, 하필 그곳에’, 소통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오늘의 당신은 오직 어제까지만 가졌을 뿐’, ‘병 따기의 예술’, ‘원한다면 달려주마’,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봄’, ‘아부다비의 보물섬’, ‘예쁜 누나 동창생’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기발한 스토리와 함께 성석제 글이 주는 매력은 특유의 해학과 풍자다. 때로는 익살맞고 의뭉스럽기까지 한 인물의 행동 하나, 짧은 대화 한 마디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특한 문체 역시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책의 내용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것만은 아니다. 읽다보면 촌철살인의 생각거리도 던져준다. 그래서 분명 편하게 읽었는데 읽고나면 어떤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코로나 19로 팍팍해진 요즘, 위로와 웃음을 주는 이 짧은 소설들은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부담없이 책장을 넘겨 보시길,
<샘터·1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장·단편을 통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그의 장기가 발휘되는 장르 중 하나가 단편보다 짧은 초단편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재기발랄한 문체와 스토리가 빛을 발한다. 흔히 엽편(葉篇)소설이라 불리는 초단편소설은 ‘나뭇잎 넓이 정도에 완결된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뜻이다. 손바닥 크기 분량의 소설을 뜻하는 장편(掌篇)으로도 불리며 꽁트라는 용어로 번역되기도 한다. 보통 책 5~6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이다.
기발한 스토리와 함께 성석제 글이 주는 매력은 특유의 해학과 풍자다. 때로는 익살맞고 의뭉스럽기까지 한 인물의 행동 하나, 짧은 대화 한 마디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독특한 문체 역시 글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책의 내용은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것만은 아니다. 읽다보면 촌철살인의 생각거리도 던져준다. 그래서 분명 편하게 읽었는데 읽고나면 어떤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코로나 19로 팍팍해진 요즘, 위로와 웃음을 주는 이 짧은 소설들은 잠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부담없이 책장을 넘겨 보시길,
<샘터·1만3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