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화판 권윤덕 지음
2020년 06월 05일(금) 00:00 가가
그림책 작가 권윤덕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우리나라 창작 그림책 1세대 대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한국 최초 후보, ‘그림책 작가들의 작가’ 등. 지난 1995년 오래된 집의 곳곳을 담아낸 ‘만희네 집’을 출발로 주변의 소재를 다룬 작품, 광주 5·18 등 역사적 사건을 그린 작품까지 다양한 책을 출간했다.
이번에 권윤덕 작가가 그림책과 함께 살아온 지난날을 엮은 ‘나의 작은 화판’이 나왔다. 책은 오직 ‘그림’ 하나를 붙잡고 젊은 날을 방황했던 한 여성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30대 중반 우연히 그림책을 만났던 장면부터 이야기한다. 그림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팔자가 세진다”는 아버지의 반대로 원치 않은 학과에 입학했으며 뒤늦게 들어간 미술대학을 졸업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미술운동과 결혼 이후 그림책 작가였던 지인과의 만남은 새로운 전기를 준다. 작가는 “오래 바라보아도 움직이지 않는 사물들을 하나하나 보이는 대로” 작업한 책 ‘만희네 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험을 한다. 그림책에 대한 갈망은 더욱 깊어져 이후 아이를 떼어두고 북경에 1년 간 그림을 배우러 간다.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그림책을 좋아하는지 고백하며 경험과 위로, 기쁨을 나누고자 한다. 사실 이제 그림책은 비단 아이들만의 장르가 아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의 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자의 확장성이 가능한 이유는 그림책이 지닌 예술성 때문이다.
저자가 세상 앞에 단단히 섰던 것은 ‘작고 하얀 화판’ 때문에 가능했다. 작곡가의 ‘악보’, 문인의 ‘빈 노트’, 편집자의 ‘책’ 역시 화판의 다른 이름일 수 있다. 권윤덕은 말한다. 당신의 화판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느냐고. <돌베개·1만6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저자는 30대 중반 우연히 그림책을 만났던 장면부터 이야기한다. 그림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팔자가 세진다”는 아버지의 반대로 원치 않은 학과에 입학했으며 뒤늦게 들어간 미술대학을 졸업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