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공예술 강수미 지음
2020년 05월 08일(금) 00:00
‘현대미술은 어떻게 우리의 삶에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스며드는가’

20여년 간 미술현장에서 전시기획자, 미술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수미(동덕여대 회화과 서양미술이론) 교수가 펴낸 ‘다공예술’은 ‘다공’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통해 2000~2020년 한국 미술 지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 책이다.

문과 통로가 많다는 뜻의 ‘다공’(多孔)은 미술에 대한 고정관념과 경계를 깬 열린 개념이다. 그에 따르면 미술작품은 더 이상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전시된 미적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다. 고전적인 의미인 전시장의 관람객 뿐만 아니라 SNS의 사용자, 개인방송 크리에이터, 상품개발자에 이르기까지 지난 2000년 이후 미술의 외연은 사람과 영역의 구분 없이 우리의 일상 도처에 존재한다. TV 등 대중매체들은 인문학 콘텐츠나 해외여행 등에서 미술을 녹여낸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연예인·인플루언서들이 아티스트와 콜라보한 상품은 시장에 선풍적인 인기를 얻는다. 이는 곧 예전의 방식으로 현대미술을 감상한다면 필연적으로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즉, 미술이 진화하는 만큼 관람객들의 미술을 읽어내는 시선 역시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강 교수는 현대미술의 사회적, 예술사적, 미술계의 내외적 맥락의 변화를 거시적으로 들여다 본다. 대중의 참여와 개입, 상호작용과 다자간 교류를 수행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역동적 변화상을 미술 제도와 기관들, 미술 이론과 미학 이념 면에서 구체적으로 살폈다. 광주 출신으로 지난 2015년 광주비엔날레 혁신위원회 혁신위원을 지내는 등 지역 미술계와도 인연이 깊다. 대표저서로 ‘포스트크리에이터:현대미술 올드 앤 나우’, ‘비평의 이미지’ 등이 있다. 〈글항아리·2만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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