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한달 동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던 때, 매 순간의 기록을 담은 칼럼 ‘김성은 교수, 진료일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칼럼은 김성은 전남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썼다. 김 교수는 칼럼에서 60대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며 겪었던 일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다.

칼럼에는 입원 당시 긴박함부터 체외순환산소공급(ECMO·에크모) 치료 때의 긴장, 증상이 좋아져 장치를 제거하는 순간의 설렘까지 매 순간 느꼈던 감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에크모 치료는 환자의 인공호흡·심폐소생술 등 방법으로도 소생 가능성이 없을 때 진행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에크모는 환자의 혈액에서 이산화탄소를 빼내고 산소를 주입, 다시 환자 체내로 돌려 보내는 장치로,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 기능을 도와준다.

지난달 2일, 생일이었던 김 교수는 퇴근길에 코로나19 중환자 입원 소식을 듣고 곧바로 병원에 나왔다.

당시 김 교수가 있던 음압 병실에서는 중환자 처치가 처음이었다. 안정제를 투여하고 기관삽관, 요골동맥삽관, 인공호흡기, 비위관삽입 등 조치를 했지만, 닷새 뒤 환자는 폐 병변이 악화되면서 인공호흡기로도 산소 공급이 힘든 상황이 됐다. 김 교수는 고민 끝에 에크모 치료를 결정했다.

김 교수는 ‘(에크모 치료로) 폐가 좋지 않아도 적절한 정도의 산소공급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보통 체외순환으로 2주 이상은 버티기 힘드니, 이제 환자 스스로 회복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썼다.

11일 체외순환을 유지하며 인공호흡기를 떼었고, 15일에는 체외 순환기도 제거했다. 김 교수는 에크모를 제거하는 날 ‘다시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는 말로 안도와 기쁨을 대신했다.

김 교수는 ‘연거푸 고맙다고 인사하는 환자분을 보며 잘 버텨주고 회복해주셔서 내가 더 보람있고 감사하다는 생각하고 인사하며 보낸다’는 말로 칼럼을 끝맺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뛰는 의료진과 지원부서 관계자들의 현장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김 교수의 일지를 소개했다”고 말했다.

칼럼은 지난 4월 17일자 전남대병원신문에 게재됐다. 김 교수가 코로나19 관련 칼럼을 쓴 것은 지난달 10일자 전남대학교병원 신문에 게재된 칼럼 ‘코로나 일기’에 이어 두 번째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