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어록 김원중 지음
2020년 03월 06일(금) 00:00 가가
사마천의 ‘사기’는 인간과 권력을 다룬 영원한 고전으로 평가 받는다.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는 치욕을 견디고 펴낸 책으로, 동양 역사서 근간이기도 하다. 가혹한 삶의 조건에서 써낸 글에는 깊은 울림과 행간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
‘사기’에서 가려뽑은 명언명구를 엮은 책이 발간됐다. 동양고전의 대가로 평가받는 김원중 단국대 한문교육과 교수가 펴낸 ‘사기어록’은 장강처럼 흐르는 ‘사기’ 세계에서 뽑은 200여 편의 명구를 담고 있다.
본래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모두 13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고시대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아우르며 공간적으로는 옛 중원을 넘어 주변 이민족의 역사까지 포함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탁월한 안목으로 인간과 세계를 탐구했던 사마천의 명구를 만날 수 있다.
“맹호라도 꾸물거리면 벌이나 전갈만 한 해(害)도 끼치지 못하며, 준마라도 주춤거리면 노둔한 말의 느릿한 걸음만 못하며 (진 나라의 용사) 맹분도 여우처럼 의심만 하면 보통 사람들이 일을 결행하는 것만 못하고, 순임금이나 우임금의 지혜가 있더라도 우물거리고 말하지 않으면 말 못하는 자나 듣지 못하는 이가 손짓 발짓을 하는 것만 못하다.”
책은 ‘나를 다스린다’, ‘타인을 이해하다’, ‘세상과 더불어 살다’, ‘통치의 기술’ 등 시대를 초월해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수신, 경청, 명철, 겸양 의지뿐 아니라 설득과 소통, 안목, 통찰, 교유 등에 대한 어록을 만날 수 있다. 아울러 능력, 명예, 포용, 전략에 관한 어록뿐 아니라 민심, 세태, 법치, 경제, 개혁에 관한 명구도 있다. <민음사·1만8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본래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모두 13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고시대부터 한나라 무제까지 아우르며 공간적으로는 옛 중원을 넘어 주변 이민족의 역사까지 포함한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탁월한 안목으로 인간과 세계를 탐구했던 사마천의 명구를 만날 수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