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방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2020년 03월 06일(금) 00:00
어린 남매가 눈을 떴을 때, 그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차가운 콘크리트 벽과 창문 하나 없는 방에는 전구가 하나 달랑 켜져 있었다. 남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과연 이곳이 어디인지, 누가 자신들을 가뒀는지 알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방 안에 도랑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는 모두 7개의 방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매일 오후 6시에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누가 이들을 방에 가두었을까? 그리고 방을 가르는 도랑에 흐르는 붉은 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발표하는 작품마다 논란과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마성의 천재작가라 불리는 일본 오츠이치가 펴낸 ‘일곱 번째 방’이은 긴장과 스릴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호러, 미스터리, 판타지, 라이트노벨 등 다양한 장르소설은 물론이고 영화와 연극 대본, 만화, 그림책에 이르기까지 경계를 넘어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모두 11개의 단편이 수록된 작품집에는 표제작 ‘일곱 번째 방’ 외에도 ‘ZOO’, ‘카자리와 요코’, ‘SO-far’, ‘양지의 시’ 등 5편의 단편이 옴니버스식 영화 ‘ZOO’로 개봉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일곱 번째 방’은 단순해 보이는 플롯이지만 공포의 단계를 점층적으로 높여나가는 작품이다. 절대적이고 압도적인 힘의 지배에서 느끼는 인간의 무기력과 수수께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욕망이 ‘방에 갇힌 남매’라는 설정으로 그려져 있다. 도대체 남매를 가둔 이들은 누구이며 이 방에는 어떤 규칙이 숨겨져 있을까.

<고요한숨·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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