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 이강인(왼쪽 두번째)이 17일(현지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첼시전에서 경기를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찬(잘츠부르크)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데뷔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골든보이’ 이강인(발렌시아)도 한국인 역대 최연소 본선 데뷔전을 치렀다.

황희찬은 18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잘츠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헹크(벨기에)와 2019-2020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1차전 홈 경기에서 풀타임1골 2도움으로 팀의 6-2 대승을 이끌었다.

황희찬은 엘링 홀란드와 4-4-2 포메이션의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34분 어시스트를 통해 챔피언스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2분뒤 즐라트코 유누조비치가 투입한 볼을 잡아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 황희찬의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데뷔골이다.

황희찬이 시도한 4개 슈팅 모두 유효슈팅이었고, 패스 정확률도 86.7%를 기록했다.

이날 황희찬은 50여명의 유럽 명문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패스, 연계 드리블, 골 결정력은 물론 오프더볼(Off the ball, 볼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비 가담까지 흠잡을 곳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만 23살인 황희찬은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손흥민에 이어 역대 두번째 어린 나이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 골을 터트린 선수가 됐다.

이전까지 유럽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골맛을 본 한국 선수는 박지성(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2명뿐이었다. 최연소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손흥민은 22살 때인 지난 2014년 분데리스리가 레버쿠젠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골을 터트렸다.

영국 통계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황희찬에게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최고 평점인 ‘10점 만점’을 줬다. 해트트릭을 달성한 홀란드(평점 9.5)보다 높은 평가였다.

이들의 활약 덕분에 1994-199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이후 무려 25년 만에 조별예선 복귀무대에서 대승을 거뒀다.

조별리그 1차전을 대승을 거둔 잘츠부르크는 다음달 3일 새벽 4시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UEFA챔피언스리그 디페인딩 챔피언인 리버풀과 2차전을 펼친다.

이강인은 영국 런던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첼시와 조별리그 H조 1차전 원정 경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가 후반 45분 교체 투입됐다.

2001년 2월 19일생으로 만 18세 7개월이 채 되지 않은 이강인은 한국인 최연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기록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정우영(현 프라이부르크)이 가지고 있던 만 19세 2개월이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만 21세인 2013년 처음 출전했다. 이강인이 뛴 시간은 추가 시간 4분을 포함해 5분 남짓이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인 첼시와의 중요한 경기에서 기회를 얻으며 이번 시즌 전망을 밝혔다.

최근 발렌시아는 지난 시즌 팀을 스페인 국왕컵 우승과 리그 4위로 챔피언스리그 본선행을 이끈 마르셀리노 토랄을 감독을 경질하고 알베르트 셀라데스 감독을 선임했다.

마르셀리노 토랄 감독은 최근 중위권에 머물던 발렌시아를 두시즌 연속 리그 4위에 올렸지만 선수영입 문제와 이강인의 거취를 가지고 구단주 피터림과의 갈등을 겪었고 끝내 경질됐다. 선수들도 챔피언스리그 경기 하루전 기자회견장을 보이콧 하는 등 발렌시아 팀 분위기는 어두웠다.

하지만 발렌시아는 후반 29분 다니 파레호의 프리킥을 공격수 로드리고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뽑아냈다. 첼시에도 기회는 있었다. 후반 42분 로스 바클리의 회심의 페널티킥이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발렌시아는 첼시를 상대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