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한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를 통해 북미 정상회담도 재고려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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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북한은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와 관련,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이유로 들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은 판문점 선언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며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 입장을 밝혔다. 판문점 선언의 핵심 조항 중의 하나가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임에도 남측이 훈련을 축소하기보다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초 남측의 대북특별사절 대표단에게 4월 초 시작되는 키리졸브와 독수리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이해한다는 입장을 표시했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북한의 이번 조치가 숨 가쁘게 달려온 남북관계를 잠시 쉬어가며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북한의 조치가 최악의 경우, 전면적인 남북관계 중단이나 북미정상회담의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의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북한이 한미의 맥스선더 훈련이 치러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지난 12일 함경북도 길주군의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입장을 밝힌데다 15일에는 핵 실험장 폐기 상황을 취재할 남측의 언론을 초청하는 통지문을 남측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날 북한이 고위급 회담을 무기 연기한 것과 관련, 유감 표명과 회담에 조속히 호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 통지문을 북측에 발송했다. 정부는 또 다양한 채널과 물밑 접촉을 통해 회담 연기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욱기자 tu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