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이정원 광주병원 류마티스 내과 원장

평생 농사일에 종사하던 70세 여자 환자가 손가락 끝관절의 통증과 함께 두꺼워지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아왔다.

환자는 주변사람들에게 손가락 관절의 통증과 모양 변화는 류마티스관절염이라고 들었다며, 관절의 장애에 대해 몹시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과연 손가락 관절의 통증과 모양의 변화를 가지고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할 수 있을까?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전신의 어느 관절이라도 침범할 수 있으며 관절 이외의 장기에도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염증성 전신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받아 면역체계가 관절 그리고 관절 외의 장기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특징적으로 30대 전후의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며 손가락, 발가락 그리고 손목관절과 같은 작은 관절을 우선적으로 침범하여 소위 조조강직이라고 부르는 기상 후 뻣뻣한 증상을 느끼고 동시에 관절이 부어 운동범위에 제한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그리고 남성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큰 관절에서부터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다른 관절염과의 구분이 어렵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흔히 퇴행성관절염이라고도 불리는 골관절염과 오인되는 경우가 많은데, 병태생리와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상담해 제대로 된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관절의 모양이나 증상 만으로 판단 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수치 및 자가항체검사를 포함한 혈액검사, 관절의 X선 사진 그리고 관절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이루어진다. 큰관절의 활막염이 있을 때에는 다른 관절염과 구별하기 위해 관절천자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검사들을 종합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하게 되면 코르티코스테로이드와 질병조절 항류마티스약제 투약을 통해 장기적으로 관절의 염증과 변형을 막기 위한 치료를 시작한다. 모든 약이 그러하듯이 이러한 약제들도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 및 관절의 상태평가를 통한 용량 조절이 필요하며, 적절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면역억제제의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일부에서 영구적인 관절 손상이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관절 외 침범을 통해 기대수명을 감소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절의 증상 완화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절의 관리, 합병증의 예방을 위한 치료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만성질환으로써 약물 치료가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약의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하게 약을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처음에 소개한 여자 환자의 경우 고령이며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환자였다. 혈액검사, X선 사진 검사상 연골이 손상돼 발생하는 관절강의 좁아짐, 뼈의 과형성소견을 보여 골관절염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진통소염제 투약 및 물리치료와 같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통해 증상이 완화됐다. 이 같이 치료와 예후에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날 때는 망설이지 말고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를 찾아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채희종기자 chae@kwangju.co.kr